결혼 여성 90%는 남편姓 따르지만… “SNS서 찾기 쉽게” 결혼전 姓 표기 美서 ‘선택적 姓쓰기’ 바람
#2 미국 텍사스주에 사는 리베카 로즌클라인 씨 역시 최근 결혼을 하면서 새로운 성을 쓰게 됐다. 결혼 전 리베카 로즌솔이었던 그는 남편의 성인 클라인과 합쳐 지금의 새로운 가족성을 만들었다. 남편과 자신 모두 ‘페미니스트’라고 소개한 그는 “처음엔 남편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서로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하나 된 가족성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영미권에서 결혼을 하면 남편의 성을 따르는 부계 성(姓) 중심 문화는 오랫동안 페미니즘의 숙제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새로운 대안이 속속 등장하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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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이 같은 문화는 급격히 균열을 겪는 중이다. 여성의 전문직 진출 확대나 동성 결혼의 증가 등 달라진 사회 환경은 새로운 ‘성(姓) 대안’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 예컨대 동성 커플의 경우 결혼 후에도 자신의 성을 쓰는 경우가 많지만 입양한 자녀가 생길 경우 고민이 생기게 된다. 최근에는 남편이 아내를 따라 성을 바꾸거나 새로운 성을 만드는 대안 외에도 ‘큰아이는 아버지의 성’ ‘둘째는 어머니 성’ 식으로 두 자녀에게 각각 다른 부모의 성을 물려주는 사례도 있다.
이와 함께 결혼 전 자신의 성을 유지하는 ‘양성 쓰기’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힐러리 로댐 클린턴이나 미국의 대법관이었던 샌드라 데이 오코너처럼 양성 쓰기는 새로운 경향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법적으로 남편의 성을 쓰더라도 비공식적으로 결혼 전 성을 유지하는 여성이 증가하는 추세다. 애틀랜틱지는 최근 법적으로는 남편의 성을 쓰면서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결혼 전 성을 함께 쓰는 영미권 여성들의 ‘선택적 양성 쓰기’ 트렌드를 소개하며 “구글 검색에서 인지도가 사회적 명성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여전히 사회제도적인 장벽이 존재한다. 영국의 경우 아이와 어머니의 성이 다를 경우 출입국 시 추가 조사를 받아야 한다. 온라인 지원서에 하이픈 없이 두 개의 성을 띄어 쓰는 게 불가능한 미국 대학도 여럿이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