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야구대표팀이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3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달성한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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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상처뿐인 금메달을 딴 야구국가대표팀이 3일 귀국했다. 소집일이었던 8월 18일부터 시작해 17일간의 짧은 여정이다. 목표는 달성했지만, 선동열 감독을 비롯한 야구대표팀은 그 누구도 밝게 웃을 수 없었다. 금메달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냉랭한 시선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 3연패에 성공했지만, 한국야구와 KBO리그는 커다란 숙제 하나를 떠안았다. 무엇보다 분노한 ‘팬심’을 어떻게 돌려놓을 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축구 금메달-야구 은메달 기원’이라는 상반된 여론에서 드러났듯, 이번 아시안게임 기간 내내 야구대표팀을 향한 비난은 좀처럼 가시질 않았다. 국내 최고 인기스포츠라는 프로야구계의 자부심 또한 오간 데 없이 사라졌다.
‘은메달 저주’에서 확인할 수 있듯 팬심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프로야구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과 기대치 역시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다. 팬들의 인기를 먹고 사는 프로가 팬들에게 손가락질 받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한다면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팬들이 원하는 것은 일부 선수들의 병역면제가 아니라 애국심이라는 기본을 망각한 대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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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고 800만이니, 900만이니 하는 관중 숫자와 야구장 신축 같은 인프라 타령만 늘어놓을 것인가. 지금 프로야구는 팬들에게 감동을 주는 소프트웨어가 더 필요한데 그런 것에 대한 고민이 잘 보이지 않는다.
국민적 사랑에 걸맞은 자기반성과 쇄신 노력이야말로 지금 KBO리그와 모든 야구인들 앞에 놓인 최대과제다. 금메달이 아니라 혹을 달고 돌아오는 야구대표팀을 이제 더 이상은 보고 싶지 않다. 문제의 출발점은 자신들이었음을 야구인들 스스로 깨달아 똑같은 우를 범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