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언 등 최측근 잇단 유죄에도 지지율 30% 후반~40% 초반 유지 닉슨 사임 당시 24%와 큰 차이… 민주당서도 역풍 맞을라 손사래 중간선거서 민주당 하원 장악… 러 스캔들 드러나면 위기올수도
일각에서 불거졌던 ‘탄핵론’도 자연스럽게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섣불리 탄핵을 추진했다 역풍을 맞을 것을 우려한 반(反)트럼프 진영은 11월 중간선거 결과를 보고 나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겠다는 태세다.
○ 지지율 41%… 닉슨 사임 당시 24% 뛰어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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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지지율을 매일 조사하고 있는 유고브(YouGov)에 따르면 코언의 유죄 인정과 ‘러시아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폴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의 유죄 평결이 동시에 나온 21일을 전후해 대통령 지지율이 30% 후반과 40% 초반을 넘나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18∼22일 조사에서 46%를 기록한 대통령 지지율은 22∼25일 44%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호조를 보이는 각종 경제지표와 보수 성향 대법관 임명 등에 만족감을 보이는 대통령의 지지층이 잇따른 악재 출현에 미동도 하지 않으면서 40%대 지지율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상하원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릴 이유가 없다.
민주당 의원들도 탄핵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애덤 시프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은 26일 “(러시아 스캔들 수사의) 증거 전체를 보기 전까진 탄핵을 얘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도 21일 이후로 줄곧 “탄핵은 우선순위가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 ‘방심 안 된다’는 백악관, 법무팀 보강에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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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도 이 같은 가능성을 실제적인 위험으로 받아들이고 대응 준비에 나서기 시작했다고 29일 보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탄핵 절차와 관련된 사안을 법무팀에 자문하기 시작했다”며 “백악관 법무팀도 대통령에게 탄핵 가능성을 거론하며 행동거지를 조심할 것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한 대통령 측근은 WP에 “민주당이 하원을 차지한다면 백악관은 파상 공세에 직면할 것”이라며 “겨울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25명의 변호사를 두고 있는 백악관 법무팀은 이를 35명 선으로 늘릴 계획이다.
민주당이 역풍을 우려하고 있지만 지지자들의 압박에 못 이겨 탄핵 논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터넷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자들 가운데 탄핵 논의 시작에 찬성하는 비율은 79%에 이른다. 액시오스는 이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위기에 처한 것은 아니지만, 안전한 것도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