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재난 피해액 예측 결과
강력한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관통한 가운데, 앞으로 태풍과 홍수로 인한 피해가 점점 심해질 것이라는 경고가 과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경제 피해액도 제시되고 있다. 지구 평균기온이 오르면 한국의 홍수 피해가 급격하게 증가할 수 있다는 과학계의 분석도 나왔다.
프란체스코 도토리 유럽합동연구센터 연구원팀은 기후변화에 따라 지구의 평균기온이 어떻게 변화할지 분석해 ‘네이처 기후변화’ 20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1세기 말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각각 1.5도, 2도, 3도 오르는 세 가지 경우를 가정했다. 각국의 도시화 정도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인구 변동, 댐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 여부, 그리고 주변 강 유역의 범람 특성을 고려해 피해액을 계산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홍수로 인해 다치거나 집을 잃는 인구가 가장 급격하게 증가할 국가로 한국이 꼽힌 점이다. 인도, 이집트, 아일랜드, 영국, 에콰도르 등과 함께 홍수 피해 인구가 3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원래 한국은 경제력이 좋아 홍수 대비가 잘돼 있는 나라로 분류됐지만, 지구 평균기온이 3도 오르면 급격히 취약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1.5도 상승하는 선에서 기후변화를 막는다 해도 폭우와 태풍, 홍수 발생이 늘면서 사망자 수는 지금보다 1.7∼1.83배, 재산 피해는 2.6∼3.4배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세계적으로 연평균 5700명이 폭우에 따른 홍수로 사망하는데, 이 수가 9700∼1만400명으로 늘어난다는 뜻이다. 전 세계 홍수 피해액은 연간 약 143조 원에서 최대 487조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2도 상승했을 때 인명 피해는 2.3배, 경제적 피해는 4.2∼6.2배 늘어난다. 3도 상승했을 때 사망자 수는 2.8∼3.7배, 경제 피해는 7.2∼11배로 늘어 대형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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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는 불투수층이 많고 재정자립도가 낮을수록 피해가 컸다. 강원도와 전라북도, 전라남도가 대표적으로, 이 지역은 한 해에 지역총생산(GRDP)의 7% 이상에 해당하는 최대 약 5조6000억 원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측됐다. 홍 교수는 “기후변화가 불러올 실질적 피해 가능성이 제시된 만큼, 중앙 및 지방정부 차원에서 제대로 된 재난 대비 정책을 세우는 데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