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태풍’에 갇힌 한반도] 왼쪽의 솔릭, 충남 상륙 수도권으로… 초속 40m 강풍 동반 피해 우려 오른쪽의 시마론은 독도로 북상 두개의 강력한 저기압 충돌하면 예상보다 많은 비 뿌릴 가능성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현재 솔릭은 제주 서귀포시 남쪽 약 190km 부근 해상을 지났다. 중심기압 955hPa, 강풍 반경 360km, 최대 풍속 초속 40m(시속 144km)로 강력한 위력을 유지하고 있다. 예상 경로대로라면 23일 새벽 서귀포시 서남쪽 해상을 지나 서해를 따라 북상한 뒤 23일 오후 11시쯤 충남 보령 부근으로 상륙, 24일 오전 3시에는 서울 남쪽 약 30km 부근까지 접근해 수도권을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9월 17일 태풍 산바 이후 6년 만의 한반도 내륙 관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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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릭의 이동 속도가 느려지고 있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솔릭은 22일 오후 3시 현재 시속 20km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23일 오전에는 시속 18km로 더 느려졌다가 한반도에 상륙해 시속 20∼25km의 속도로 내륙을 지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시속 29∼42km로 이동하는 시마론에 비해 느리다.
태풍이 천천히 이동할 경우 그만큼 강풍과 폭우를 일으키는 시간이 더 길어져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솔릭과 비슷한 경로로 우리나라를 관통한 2010년 7호 태풍 ‘곤파스’는 한반도를 지날 때 이동 속도가 시속 50km에 달했다. 인천 강화도로 상륙한 곤파스는 불과 3, 4시간 만에 강원 강릉 쪽으로 빠져나갔다.
반면 2002년 태풍 ‘루사’는 남해안으로 상륙해 동해 북부로 빠져나가는 동안 시간당 20km 안팎으로 움직이며 기록적인 폭우를 쏟아부었다. 루사는 역대 가장 큰 재산피해(5조1479억 원)를 남긴 태풍이다. 사상자도 246명에 달해 2000년대 들어 가장 많았다. 루사가 곤파스에 비해 규모가 컸던 데다 한반도 상공에 머문 시간이 길어 그만큼 피해가 컸다.
솔릭의 예상 이동 속도를 감안하면 솔릭이 한반도를 빠져나가는 데만 10시간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사이 예상보다 더 많은 비를 뿌릴 수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도엔 22, 23일 이틀 동안 150∼30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되며, 제주 산지에는 50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 초속 40m의 강풍은 대형 가로수가 뽑힐 수도 있는 수준이고 성인 남성이 걸어가기 힘든 상태로 자칫 날아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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