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국제]
부동산 경매회사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크리스토퍼 해커 씨(46)는 두 달 전 회사가 지점을 폐쇄하면서 동료 17명과 함께 실직자가 됐다. 생계가 막막해진 그는 주정부의 실직자 훈련 프로그램의 문을 두드렸다. 드론 훈련프로그램에 등록한 그는 요즘 드론 조종사나 정비사로 취업하거나 드론정비센터를 창업하는 꿈에 부풀어 있다. 해커 씨는 “인생의 중반을 넘어 실직을 하고 나니 막막했다”며 “이제는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흥분된다”고 말했다.
해커 씨처럼 40대 중반에 부동산 영업사원에서 드론 조종사로 변신하는 ‘일자리의 마법’이 미국에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래 일자리에 필요한 직업기술로 무장한 400만 명의 미국 노동자를 양성하는 범국가적인 ‘노동력개발(Workforce development)’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 ‘영업사원이 드론조종사로’, 400만 일자리 전사 양성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골프장에 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만찬을 대접했다. 이날 만찬장엔 보잉 페덱스 마스터 카드 등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범국가적 직업훈련 프로젝트인 ‘미국 노동자를 위한 약속’ 캠페인에 동참한 기업이 여럿 포함됐다. 이 캠페인의 목표는 기업, 협회와 함께 400만 명의 미국 학생들과 노동자들에게 직업 훈련과 재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 캠페인에 참여한 기업과 협회가 약 2주 만에 100곳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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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식 도제 프로그램이 트럼프 일자리 브랜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자리 브랜드는 기업 현장에서 일을 배우는 유급 교육 프로그램인 ‘독일식 도제 프로그램’.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전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TV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도제)’를 연상시켜 트럼프식 일자리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6월 위스컨신주 밀워키 워키샤 카운티 기술대 방문한 자리에서 “나는 ‘도제’라는 이름을 사랑한다. 훌륭한 단어”고 말했다.
산업계 주도의 도제 프로그램은 방만한 정부 직업훈련 프로그램의 대안으로 꼽힌다. 13개 정부기관이 43개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지난해 167억 달러를 지출했지만 성과가 나지 않는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다. 민간 기업과 협회 등 제3자가 도제 프로그램을 주도하고 정부는 인증을 해주는 게 대안이다.
도제 프로그램은 과도한 대학 진학과 학자금 대출 부담을 줄여주는 장점도 있다. 2016년 대학 졸업생의 경우 학자금 대출을 받은 학생들의 평균 대출액은 3만 달러. 하지만 미국 대학이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 경영자들의 응답은 11%에 불과하다. 스킬 갭 해소를 위해 연방정부가 일자리가 어디에 있으며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정보를 공개하기로 한 것도 눈에 띄는 대책이다.
● 이방카는 트럼프 일자리 홍보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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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박용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