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용 레이더 기술 활용해 투-타구 분석
올 시즌 삼성이 국내 구단 중 최초로 도입한 ‘트랙맨 베이스볼’(이하 트랙맨)도 숨은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삼성은 전력 분석, 선수 부상 방지 등을 위해 군사용 레이더 기술을 활용해 투·타구 정보를 분석하는 트랙맨을 도입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심창민(25), 최충연(21) 등 젊은 선수들은 훈련을 마치고 야간에 데이터 분석관을 찾을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타자 김헌곤(30)이 대표적인 사례다. 평소 낮은 타구 각도로 땅볼 비율이 높아 고민이었던 김헌곤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트랙맨 데이터를 토대로 안타를 만들어내기 좋은 타구 각도를 찾는 데 주력했다. 스윙 궤적을 손보고 우중간으로 공을 띄워 치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김헌곤의 지난 시즌 51.14%였던 땅볼 비율은 올 시즌 43.39%로 줄었고, 그 대신 라인드라이브 비율이 지난해 18.75%에서 올해 27.12%로 늘었다. 타구 각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타율도 따라 올라갔다. 김헌곤은 6일 현재 0.312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 최고 시즌 기록(지난해 0.264)보다 거의 5푼 가까이 올랐다. 리그 전체 27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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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트랙맨 데이터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구단들은 트랙맨 데이터가 유의미한 자료가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2, 3시즌의 데이터 축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기량 발전의 원인을 데이터 분석만으로 돌리기도 어렵다. 아직도 현장에서는 데이터 분석을 훈련에 어디까지 적용할 것이냐에 대한 엇갈린 목소리가 나온다.
그럼에도 이런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추세인 건 확실하다. 삼성 외에도 올 시즌 두산, 한화, 롯데, NC 등이 1, 2군 내지 1군 구장에 트랙맨을 도입해 자료 분석을 하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메이저리그(MLB)나 일본프로야구(NPB)에서 활용하는 세계적인 트렌드를 도입함으로써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는 부분도 크다”고 설명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