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겨냥 연일 ‘가짜뉴스’ 공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이날 그가 올린 트윗 7개 중 3개에 ‘가짜뉴스’라는 말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에도 “가짜뉴스 미디어들이 완전히 미쳤다! 7년 후 내가 백악관을 떠나기 전에 그들은 모두 소멸할 거다!”라는 트윗을 날렸다.
2년 뒤 미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으로부터 6년 4개월 뒤인 2024년 12월까지 집권한다. 7년이라는 기간을 명시해 재선에 대한 확신을 드러내는 한편, 자신에게 적대적인 주류 언론과 전면전을 벌이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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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가짜뉴스, 국민의 적 등 언론을 모멸하는 언사를 반복하는 까닭은 뭘까. 11월 초 재선 캠페인 시작을 앞두고 기선을 제압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BBC방송은 “충격적일 만큼 험한 언사를 내뱉고 나서 그것을 계속 반복적으로 남발해 결국 아무렇지 않은 말처럼 느껴지도록 만드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특출한 능력”이라고 평했다. 가짜뉴스, 국민의 적 같은 부정적 표현이 자주 들리도록 해 재선 행보의 걸림돌인 미디어의 신뢰감을 손상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되는 가짜뉴스 발언은 지지자들이 자신을 ‘잔인한 언론의 부당한 보도에 시달리는 희생양’으로 여기도록 유도하는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내 편과 적을 확실히 나눠 벽을 쌓은 뒤 내 편의 지지를 다지는 데 몰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형적 전략을 언론과의 대립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USA투데이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유럽연합(EU)을 다루듯 언론을 다룬다. 거센 공격을 퍼부은 뒤 화해하자는 듯 대화를 요청했다가 다시 자신이 원하는 방식의 공격으로 넘어간다”고 전했다.
국정 운영과 선거전에 적용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전략은 지금까지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조사에서 전체 공화당원 중 88%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9·11테러 직후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뒤로 이렇게 높은 당내 지지율을 확보한 대통령은 없었다”고 말했다. CBS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 91%가 ‘대통령이 (언론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믿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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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 스튜어트 공화당 버지니아주 상원의원 후보는 “적을 모욕하는 강렬한 언사를 사용하는 ‘트럼프 모방하기’ 전략은 매우 효과적이다. 상대편과 이성적으로 의견을 주고받는 시대는 오래전에 끝났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 시점에서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지키려는 중도적 정치인은 패배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원들과 보수 성향 유권자들에게 ‘좌파 정부 출현을 막을 유일한 방패는 트럼프’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