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 美 내셔널 유스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지휘 마이클 틸슨 토머스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 프로그램을 개발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그래미상, 국가예술훈장,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슈발리에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한 마이클 틸슨 토머스는 “내년에는 작곡에 좀 더 힘쓰고자 한다”고 했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 다음 달 1일 롯데콘서트홀에서는 세계적 지휘자 마이클 틸슨 토머스(74)가 이끄는 미국 ‘내셔널 유스 오케스트라’ 공연이 열린다. 작곡가 겸 교육자로 1969년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지휘자로 데뷔한 그는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음악감독, 뉴월드 심포니 예술감독, 영국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명예지휘자 등을 지냈다. 공연에 앞서 동아일보와 e메일로 만난 그의 인터뷰를 ‘관객에게 보내는 편지’로 정리했다. 》
반갑습니다. 한국 팬 여러분.
2015년 처음 방한하고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땐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와 함께였는데 이번엔 내셔널 유스와 오게 됐습니다. 10대 연주자로 구성한 이 오케스트라는 2013년부터 ‘카네기홀 와일 음악원’이 해마다 월드투어에 나설 연주자를 선발합니다. 모두 16∼19세인지라 에너지가 넘쳐흐르죠.
이번 한국 공연은 개인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작곡가 테드 헌의 신작 ‘브라스 트랙’으로 시작합니다. 헌의 작품은 대중음악적 색채가 잘 녹아 있어요. 오늘날 음악문화에 등장하는 흥미로운 표현으로 가득 차 있죠. 이 때문에 젊은층도 그의 음악을 공감하고 즐기는 것이겠죠.
또 다른 미국 작곡가 조지 거슈윈의 작품 ‘피아노 협주곡 F장조’도 선보입니다. 이 작품은 기보대로만 연주하지 않는 게 특징이에요. 연주자에게 “그래, 여기에 적힌 걸 신경 쓰지 말고 연주해!”라고 말해도 된다는 사실이 매우 기쁘답니다. 장 이브 티보데라는 피아니스트와 연주할 텐데, 이 곡에 꼭 필요한 자연스러운 감성을 가지고 있어요. 마무리 곡은 대규모 오케스트라의 역작으로 꼽히는 핀란드 거장 잔 시벨리우스(1865∼1957)의 교향곡 제2번입니다. 확신 의문 욕망 분노 등 인간 감정의 모든 영역을 보여주지요.
다음 달 1일 내한 공연을 펼치는 2018 미국 내셔널 유스 오케스트라 단원들.
샌프란시스코 심포니는 격식 없는 심야 콘서트 ‘사운드박스’로 젊은 관객을 만났고 ‘키핑 스코어’란 TV프로그램도 제작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클래식이 대중과 멀어진 이유를 음악 자체에서 찾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관객이 전통적인 공연 환경을 낯설게 느끼는 게 문제라고 봅니다. 클래식 종사자들은 고전 방식을 지키면서도 현 시대에 맞는 경험을 제공하는 창조자이자 혁신가가 돼야 합니다. 반드시 둘 중 하나를 택할 필요가 없죠.
저는 음악 연주에서 ‘청중에게는 무엇이 남고, 연주한 사람에겐 무엇이 남을까’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믿을 수 없는 재능을 가진 연주자들이 이번 무대를 통해 자신은 물론이고 한국 관객에게 소중한 기억을 남길 거라 확신합니다. 연주자와 관객 모두가 전통과 혁신을 함께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8월 1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3만∼13만 원.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