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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선 AI 이용 맞춤교육… 한국은 서당수준”

입력 | 2018-07-27 03:00:00

교육계 원로들 토론회서 쓴소리
“中 창업교육, 우리보다 20년 앞서… 국내 교사들 수준 높은데 혁신 못해”




“선진국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학생 맞춤 교육을 하는데 한국 교육은 ‘서당’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바른사회운동연합 교육개혁추진위원회(교개추)가 주최한 ‘대한민국의 미래 교육을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모인 교육계 원로들은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토론회에는 위원장인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 및 공동위원장인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 신영무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포문을 연 건 이주호 전 장관이었다. 이 전 장관은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은 물론이고 브라질 인도까지 AI 등 최첨단 기술을 수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한국만 낡은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총장도 “중국의 대학 창업 교육을 보면 한국보다 최소 20년은 앞서 있다”며 걱정했다.

전 세계가 ‘교실 혁명’에 속도를 내는 이유에 대해 이 전 장관은 “교사 1명이 학생들에게 똑같은 지식을 가르치던 기존 교육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길러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애리조나주립대를 들었다. 학생들은 수업의 절반을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컴퓨터로 수강한다. 교수는 강의 대신 토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집중한다.

참석자들은 교실 혁명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때인데 현 정부가 대입제도 개편에만 매달려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윤 전 장관은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공교육이 ‘사교육 없애기’를 목표로 하는 건 본말전도”라며 “자율형사립고, 특목고를 없애자는 건 극단적 평준화로 다시 돌아가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래 교육을 위해 교사들에 대한 재교육이 필요하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서울 하나고 이사장인 김승유 전 하나그룹 회장은 “교사들이 40대 초반까지는 의욕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지만 나이가 들면서 안주하며 새로움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도 “교육의 핵심은 교사다. 국내 교사들의 수준은 해외에서도 부러워할 정도로 높다. 지금이라도 이들이 변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