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방대법관 유력 보수 후보
2일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을 가진 캐버노 판사는 종교의 자유, 낙태 등과 관련된 재판에서 꾸준히 보수적인 판결을 내려 대다수의 보수층으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보수 성향 잡지 ‘내셔널리뷰’는 3일 “캐버노 판사는 흠잡을 데 없는 보수적인 헌법 해석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 칼럼을 통해 평가했다. 그는 대법관 임명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는 돈 맥갠 백악관 법률고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하지만 ‘기득권 냄새’가 나는 캐버노 판사의 경력은 후보자 지명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예일대와 예일대 로스쿨 졸업이라는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은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상당히 껄끄러운 부시 가문과 매우 친밀한 관계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참모로 활동했던 칼 로브와 친한 그는 2003년부터 3년간 부시 백악관에서 보좌관으로 활동했고, 부시 대통령의 지명으로 워싱턴 연방항소법원 판사가 됐다. 보수 성향 인터넷매체 데일리콜러는 3일 “트럼프 대통령의 풀뿌리 지지자들은 캐버노 판사가 유력하다는 소식에 분노하고 있다”며 “이미 그 목소리를 트럼프 대통령이 듣기 시작했다”고 적었다.
로즈대와 노터데임대 로스쿨을 나온 이력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은퇴를 선언한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을 포함해 현역 대법관 9명은 모두 아이비리그 로스쿨 출신이다. 다양성 측면에서 캐버노 판사보다는 배럿 판사가 낫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진보 진영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법관 인준을 막기 위해 공화당에서 낙태에 찬성하는 두 명의 여성 의원 수전 콜린스(메인)와 리사 머카우스키(알래스카)에 대한 설득 작업에 들어갔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 ‘디맨드 저스티스’는 메인과 알래스카주에 총 500만 달러(약 56억 원)어치의 관련 신문 광고 등을 게재할 예정이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