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제 맞는 직장인들 표정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후 첫 번째 출근일인 2일 서울의 한 대기업 직원들이 퇴근 준비를 하고 있다. 이 기업은 오후 5시부터 30분간 ‘퇴근 카운트다운’을 실시한 뒤 모든 컴퓨터의 전원을 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주 52시간제 시행 후 첫 출근일인 2일 상당수 직장인의 얼굴에서는 큰 혼란을 느낄 수 없었다. 대기업이 많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와 강남구 일대의 퇴근길 분위기도 평소와 조금 달라 보였다. 대기업의 경우 이미 유연근무제나 자율출퇴근제 등 근로시간 단축에 단단히 대비한 효과 덕분으로 보인다.
한 대형 건설사 직원 임모 씨(34)는 “여자친구와 함께 등록한 헬스클럽에 가는 첫날이다. 야근 핑계 없이 꾸준히 출석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부터 새로운 현장이 시작돼 오후 5시 퇴근이 지켜질지 걱정했는데 앞으로 계속 무리하지 않고 정시 퇴근이 가능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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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중 휴게 시간을 둘러싼 혼란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대기업 계열사의 B 부장은 “담배 피우러 가는 직원들이 내 눈치를 보기에 얼른 다녀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B 부장은 보통 오후 3, 4시가 되면 직원 1, 2명에게 부서 내 전 직원이 마실 커피를 사오게 했다. 하지만 이날은 건너뛰었다. 그는 “아무래도 근무시간 중에 시키는 건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휴게 시간에 흡연을 하거나 커피를 마시는 행위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서 이뤄졌으면 근로시간에 포함되지만 명확히 ‘개인적 용무’ 차원이었다면 근로시간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