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메이크 영화 ‘독전’ - ‘리틀 포레스트’ - ‘지금 만나러 갑니다’ - ‘사라진 밤’(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사진제공|NEW·메가박스(주)플러스엠·롯데엔터테인먼트·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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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 캐릭터로 흥행 성공 불구
“스토리텔링 부재의 단면” 지적도
매력적인 이야기를 재가공하는 리메이크만의 묘미일까. 한국영화 스토리텔링 부재를 드러내는 단면일까.
올해 유독 리메이크 영화의 등장이 두드러지고, 또 대부분 흥행에도 성공하는 가운데 ‘독전’ 역시 이런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검증된 스토리로서 갖는 경쟁력이 국내 관객과도 통한 결과이지만,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흥행 톱10 가운데 무려 6편(27일 기준·영화진흥위원회)이 리메이크 작품이라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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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월 개봉해 154만 관객을 모은 ‘리틀 포레스트’, 3월 멜로영화로는 높은 성적을 거둔 ‘지금 만나러 갑니다’(261만) 역시 각각 일본만화와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들이다. 비슷한 시기 일본소설을 영화로 옮긴 ‘골든슬럼버’(138만), 스페인영화가 원작인 ‘사라진 밤’(131만), 체코영화를 각색한 ‘바람 바람 바람’(119만)도 성과를 낸 작품들이다.
이들의 성적이 고무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흥행 부침이 유독 심각한 올해 한국영화 상황을 고려하면 이들 리메이크 작품 6편이 한국영화 흥행 톱10에 전부 포함됐다는 사실은 간과하기 어려운 기록이자 현상이다.
최근 이 같은 리메이크 움직임은 ‘새로운 소재’와 ‘검증된 기획’을 향한 제작진의 시선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니다. 한국적인 정서로 이야기를 각색하는 과정이 성패를 좌우한다. ‘독전’의 이해영 감독 역시 마약과 한국사회라는 이질감을 줄이기 위해 “마약 청정국으로 분류되는 대한민국이 1970∼1980년대 마약 유통의 네트워크를 갖고 있었다는 자료를 찾았고, 그 뿌리를 ‘독전’ 안에 녹였다”고 밝혔다.
한쪽에서는 리메이크 영화의 잇단 등장과 흥행의 이면도 한 번쯤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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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