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與 경남지사후보 동행취재
《 6·13지방선거의 판세를 가를 ‘키맨’이자 드루킹 사건의 한복판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예비후보가 20일 동아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이번 선거는 홍준표-김태호의 ‘낡은팀’과 문재인-김경수의 ‘미래팀’의 대결”이라고 선언했다. 야당이 밀어붙인 드루킹 특검에 대해선 “경남도민의 민생이 얼마나 어려운데, 네거티브 선거전에 매달릴 때가 아니지 않나. 야당이 과거로만 돌아가려 한다”며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김경수 후보가 20일 차에서 내려 선거사무소로 향하기 전 동아일보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차량에는 실시간으로 서류자료를 챙겨보기 위해 휴대용 프린터도 최근 설치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과 거의 흡사하다”고 말했다. 창원=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드루킹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검법도 곧 통과될 거 같은데. 도대체 진실이 뭔가.
―경남도지사에 당선되더라도 특검 수사로 도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도민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 선거 치르는 게 도정보다도 바쁠 텐데, 그런 와중에도 경찰 조사받고 다 했다. 도민 여러분은 걱정 안 해도 된다.”
―‘둘리’라는 아이디를 가진 드루킹의 핵심 측근이 김 후보 앞에서 댓글 조작 프로그램을 직접 시연했다고 진술했다고 하는데….
“저는 처음 (듣는)…. (특검에서 다룰 테니) 좀 구체적인 얘기는 그만하자.”
“그 말은 역설적인 것이다. 정치가 그만큼 중요한데, 정치에 대한 편견이 너무 심하니 ‘정치하지 말라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고 한 것이다. 그럼에도 정치로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점을 강조한 의미도 있다.”
―당선된다면 노 전 대통령이 뭐라고 할 것 같은가.
“지역구도 극복이 평생 한이었으니, 어깨 툭툭 두드려 줄 거 같다. 3당 합당 때 ‘이의 있습니다’고 한 자신의 뜻이 맞았다고 할 것 같다.”
―김태호 후보와는 2012년 국회의원 선거에 이은 리턴매치다.
김 후보는 캠프 사무실이 있는 건물 1층에 별개로 ‘키즈카페’와 ‘청년캠프’를 뒀다. 김 후보는 “아이들과 캠프에 찾아오는 청장년층과 소통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복심인 건 알겠는데, 정작 김경수는 누군지 잘 모르겠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국회에 대한 인식 때문 아닐까 싶다. 2년간 국회의원 하면서 문재인 정부 탄생시키고,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의 설계에 참여했는데 무척 보람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의원직 사퇴 전 마지막으로 ‘일하는 국회법’도 발의했다.”
―남북관계와 달리 문재인 정부 1년간 경제 분야 성과는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다.
“소득주도 성장이란 큰 방향은 맞다. 다만 실제 효과를 낼 때까지 1, 2년이 필요하다. 이 기간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유예기간을 줘야 한다. 일자리안정기금까지 포함해 76가지 대책을 내놨는데, 그중 절반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경남도지사가 바뀌면 지역 경제가 살아날 수 있나.
“지난 30년간 경남을 책임졌던 사람들이 경남(경제)의 실패를 초래했다. 진단과 처방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경남의 강점이었던 제조업 위기가 가장 시급한데, 경남 지도급 인사들은 장밋빛 청사진만 내세웠다. 새로운 접근, 새로운 사람, 새로운 세력이 필요하다.”
―역대 경남도지사들이 종종 임기를 마치지 못했다. 김 후보도 차기 대선에 출마하면 임기를 못 마치는데….
“경남 경제를 살린 도지사로 남고 싶다. 그걸 제 마지막 타이틀로 갖고 싶다. 지역 곳곳을 다니면서 경남의 실상을 들여다보니, 지금 다른 걸 신경 쓴다는 게 말이 안 된다. (대선은) 제가 질 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차차기 대선도 안 나오나?
“(차차기도) 관심 없다.”
김 후보는 인터뷰 마지막 질문에 답하며 지지자로부터 전달받은 네 잎 클로버를 들고 활짝 웃었다. 과연 행운은 그의 편이 될 수 있을까.
창원=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