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성대책위, 7407명 조사 가해자 86%는 남성 상급자, “달라질것 없어” 고충처리委 외면
여검사와 여성 수사관, 여성 교도관 등 법무·검찰 여직원 10명 중 6명이 성폭력이나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위원장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가 17일 밝힌 조사 결과에 따르면 법무부와 산하 기관, 검찰에서 근무하는 여직원 90.4%(전체 8194명 중 7407명)가 참여한 전수 조사에서 성적 침해행위를 당했다고 답한 비율이 61.6%였다. 임용된 지 3년이 되지 않은 여직원들 중에서는 42.5%가 피해를 보았다고 했다.
유형별로는 언어적 시각적 성희롱으로 인한 피해가 많았지만 포옹이나 입맞춤 등 신체적 접촉을 시도하거나 실제로 일어난 경우(22.1%)도 적지 않았다. 가해자는 대부분(85.7%) 남성 상급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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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들은 고충처리 절차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신고해도) 달라질 게 없어서(31.3%)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24.8%)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것 같아서(22.5%) △남에게 알려질까 두려워서(18.2%) 등을 꼽았다.
이에 따라 대책위는 법무부에 △고충처리 시스템 일원화 및 소속 기관 내부 결재 폐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성평등위원회에 징계 요구할 수 있는 역할 부여 △피해자 보호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마련 등을 권고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