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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코치가 개인별 식단-운동 맞춤형 관리… 건강 앱 선두주자

입력 | 2018-05-15 03:00:00

[다함께 꿈꾸는 혁신성장]<17> 건강관리 앱 ‘눔’




김영인 눔 한국전략이사(윗줄 오른쪽)와 직원들이 서울 마포구 백범로 서울창업허브의 사무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눔은 전 세계 4800만 이용자들의 식단과 운동 코스를 짜주는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이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한국과 미국, 일본 등 14개 나라에서 4800만 명의 다이어트를 돕고 있는 건강 애플리케이션(앱)이 있다. 2012년부터 약 4년간 구글 플레이스토어(앱 마켓) 건강운동부문 매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로부터 당뇨 예방 프로그램 공급 업체로 인증받았다.

창업 12년 만에 놀랄 만한 성장을 이룬 이 앱의 이름은 ‘눔(NOOM)’으로, 한국의 대학 중퇴생이 미국에서 만들었다. 영어로 달(Moon)을 거꾸로 읽은 것으로 건강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앞길에 달빛이 되겠다는 의미로 창업주 정세주 대표(38)가 지었다. 미국 본사에서 근무하는 정 대표를 대신해 김영인 한국전략이사(32)를 만나 눔의 성공 비결을 들었다.

눔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간단하다. 눔을 내려받은 이용자에게 눔에 소속된 영양사, 운동 처방사 등이 맞춤형 다이어트 방법을 알려준다.

처음부터 맞춤형 정보를 제공했던 건 아니다. 창업 초기에는 스마트폰에 내장된 가속 센서(만보기 기능)를 활용해 운동 시간과 거리 등을 알려주는 서비스만 제공했다. 이후 식사 기록과 운동량을 전문 코치가 관리해주는 서비스로 진화하며 눔은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코치가 이용자의 식단을 조정해주고 개인별 운동코스를 짜주는 방식이다.

김 이사는 “스스로 식사와 운동량을 기록하게끔 했더니 참여도가 떨어져 2015년부터 코치가 직접 이용자를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며 “오프라인으로 코치를 만나지 않고 앱만으로 전문적인 식단 및 운동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눔에서 일하는 직원은 미국 본사에 60명, 한국 오피스에 17명 등이다. 본사 외에 미국에 260명, 한국에는 40명의 ‘코치’가 재택근무 형식으로 일하고 있다. 영양사, 운동 처방사, 심리학 전공자 등 코치의 전공은 다양하다. 이용자는 식단과 운동 중 어느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지에 따라 코치의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눔의 이용료는 월 3만 원 수준으로 앱 이용료 치곤 비싼 편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컨설팅과 비교하면 싼 편이라 이용자가 늘었고, 현재 연매출은 150억 원 수준이다. 눔은 지난해 미국 CDC가 추진하는 당뇨 예방 사업을 따내는 등 기업 간 거래(B2B) 매출 비중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미국은 비만 인구 비중이 높지만 땅이 넓어 오프라인으로 당뇨 예방 활동을 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를 앱 기반으로 활동하는 눔이 해결해줄 수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김 이사는 “미국에서 당뇨병 전 단계인 예비 당뇨환자 2200만 명이 눔으로 체중을 관리하게 됐다”며 “미국 정부가 눔을 이용하는 예비 당뇨환자 1인당 최대 15개월간 630달러를 눔에 관리비로 주기로 해 이를 발판 삼아 연말까지 올해 매출액을 300억 원으로 늘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눔의 성장에는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투자사들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 눔은 퀄컴벤처스, 트랜스링크캐피털 등 글로벌 투자사는 물론 인터베스트, 한미IT 등 국내 투자사 등으로부터 총 5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김 이사는 “한국에서 창업을 꿈꾸는 이들도 한국시장을 넘어 세계에서 주목하는 아이템을 발굴해 선보이면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다”며 “세계시장에서 더 선전해 한국에서 제2, 제3의 눔이 나오는 기반을 닦겠다”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