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 예매량, 역대 최고 예매율, 역대 최고 오프닝 관객, 그리고 역대 최단기간 1000만 돌파 외화(개봉 19일 째) 타이틀까지…. ‘어벤져스3’가 13일 누적 관객수 1000만 명을 돌파하며 폭발적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어린이날의 대체공휴일로 생겨난 5월 첫 주 황금연휴까지 포기한 한국 영화계는 ‘마블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블 영화의 인기 요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꼽히지만 이번 ‘어벤져스3’의 빠른 1000만 돌파에는 ‘스크린 싹쓸이’가 큰 몫을 했다. 개봉 당일부터 전국 2461개 스크린을 차지한 ‘어벤져스3’는 스크린 점유율 46.2%, 상영 점유율이 72.8%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군함도’의 최다 스크린 확보 기록(2027개)을 껑충 뛰어 넘은 수준이다.
도동준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팀장은 “‘어벤져스’는 대기업이 투자 배급한 영화가 아닌 할리우드 영화라는 점에서 기존 독과점과 달리, 상영관의 블록버스터 전략이 극단화된 현상”이라며 “한국에서 유독 심한 상영관 쏠림을 법적으로 제한하거나 전체 영화산업 매출 중 극장 매출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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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스크린 싹쓸이만 탓할 수는 없다. CGV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어벤져스3’의 관객층은 20, 30대가 상대적으로 많았고 재관람률이 6.6%에 달했다. 구매력 있는 40, 50대 관객을 겨냥하거나, 과거의 흥행 공식을 답습하던 한국 영화계에서 볼거리를 잃은 젊은 관객이 ‘어벤져스3’로 쏠렸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어벤져스3’에 대한 오역 논란에서 볼 수 있듯이 20, 30대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담론을 만들 수 있는 적극적 소비자”라며 “멀티플렉스가 20년 간 쌓아 온 흥행 공식에 따라 안정적인 가족 영화, 코미디, 느와르 위주로만 영화를 만들고 도전을 하지 않는다면 절대 2030의 수요를 창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