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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선제적 규제완화로 제2 제3의 ‘스타일난다’ 키워야

입력 | 2018-05-05 00:00:00


국내 패션 뷰티 브랜드 ‘스타일난다’ ‘쓰리컨셉아이즈(3CE)’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난다의 지분 100%를 세계 최대의 화장품 업체인 로레알 그룹이 인수했다. 로레알이 한국의 토종 화장품 브랜드를 사들인 것은 처음이다. 지분 가격은 5700억∼6000억 원대로 추정된다. 중국의 색조화장품 시장을 겨냥한 로레알이 중화권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구축한 난다의 기업가치와 경쟁력을 그만큼 높이 평가한 것이다.

스타일난다는 2005년 김소희 대표가 22세 때 동대문시장에서 사온 옷을 파는 쇼핑몰을 창업한 이래 톡톡 튀는 스타일로 국내외 젊은 여성들 마음을 사로잡았다. 탄탄한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2009년 메이크업 브랜드 ‘3CE’를 론칭하면서 대박 신화의 기틀을 다졌다. 자체 생산시설 없이 국내 화장품 제조업체인 코스맥스와 손잡고 만든 화장품이 작년 총매출(1675억 원)의 70%를 차지할 만큼 급성장했다. 로레알이 아시아시장 공략을 위해 난다를 선택한 이유다.

로레알에 앞서 지난해 다국적 기업 유니레버가 한국의 화장품 제조사를 인수하는 등 글로벌시장에서 K뷰티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약진에는 정부의 선제적 규제 완화가 한몫을 했다. 2000년 화장품 제조업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꾸는 등 진입 문턱을 낮춘 것이다. 그 결과 난다와 같은 중소형 브랜드가 대거 시장에 진입하면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물론이고 전반적인 경쟁력 향상과 해외시장 개척의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반면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바이오산업은 그 반대 경우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바이오 생태계 조성을 위해 발 빠르게 나섰으나 한국은 부처마다 ‘규제 철폐’ 목소리만 높일 뿐 성과는 미미하다. 작은 쇼핑몰을 13년 만에 글로벌 기업이 주목하는 화장품 브랜드로 키운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다방면의 규제개혁을 통해 제2, 제3의 난다가 나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