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만의 수출 감소에 엇갈린 반응
하지만 자동차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이 감소하는 것은 전반적인 수출 경쟁력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미국발(發)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글로벌 무역 전쟁 가능성 등 교역 환경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 “기초체력에 문제없다”는 정부
4월 수출도 반도체가 이끌었다. 반도체 수출물량은 4월에만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97억8000만 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월간 기준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성적표다.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석유제품(53.6%) 및 석유화학 제품(11.7%)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건설장비 등 일반기계류는 미국과 중국 등의 경기 회복으로 사상 최대인 47억9000만 달러의 수출 기록을 세웠다. 반면 철강(―7.4%), 자동차(―8.6%), 디스플레이(―16.2%), 무선통신기기(―40.7%), 선박(―75.0%) 등의 수출은 부진했다.
산업부는 한국 수출의 기초체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 산업부 관계자는 “세계 경제가 회복하고 있고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수출단가 상승 등 긍정적 요인이 많다”고 진단했다.
○ 자동차 등 주력 품목 경쟁력 회복이 관건
하지만 전문가들은 낙관만 할 때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수출 금액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4GB(기가바이트) D램 가격은 올해 8.1%, 낸드플래시는 4.5% 떨어졌다. 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하면 가격 하락이 겹치면서 수출 금액이 큰 폭으로 감소할 우려가 적지 않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한국 수출품 중에서 가격 경쟁력이 아닌 제품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건 그마나 반도체가 유일하다”며 “지금의 산업 구조와 전략으로 수출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하기 위한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