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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파워기업]철강제품 만드는 강소기업… 2023년 매출 200억원 도전

입력 | 2018-04-30 03:00:00

<76> 부곡스텐레스




부산 강서구 부곡스텐레스 직원들이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창사 35주년을 맞아 제조업 중심으로 제2의 도약을 하고 있다. 부곡스텐레스 제공


“시대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 반걸음 앞서 가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본사가 부산 강서구 대저동에 있는 부곡스텐레스㈜는 철강제품을 만드는 강소기업이다. 직원 28명이 지난해 매출 80억 원을 올렸다.

1983년 회사를 설립한 홍완표 대표(69)는 철강유통 중심으로 사업을 이끌었다. 한때 스테인리스 제품 가운데 스크랩의 국내 최대 유통 업체였다. 2006년 매출 약 160억 원을 올리며 승승장구했지만 금융위기, 철강산업 구조변화 탓에 2009년 매출 18억 원으로 추락했다.

회사는 유통업 대신 제조업으로 과감하게 체질을 전환했다. 홍 대표의 두 아들이 변화를 주도한다. 홍 대표는 “보통 기업 2세들이 3D업종은 힘들다며 다른 길을 가는 경우가 많은데 가업을 이어보겠다고 나선 아들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미국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2002년 합류한 장남 홍성박 부사장(44)은 일을 하면서 금속재료공학 석사학위를 땄다. 그는 “기술력이 기업의 승패를 가른다. 현장 기술자보다 더 많은 걸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낯선 공부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대형 철강회사와 중공업에 집중된 납품구조를 방위산업체 자동차 반도체 기업 등으로 다변화했다. 홍 부사장과 직원 4명은 이달 16∼20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튜브·파이프 박람회에 참가해 1억4000만 원가량의 판매계약을 맺었다.

미술과 경영학을 공부한 동생 성규 씨(39)도 2007년 이사로 들어왔다. 교육학과 기계공학 석사인 홍 이사는 직원 교육과 연구개발(R&D)에 집중해 2016년 철강소재 공정을 포괄하는 기술 개발을 주로 하는 연구소 형태 계열사 ‘리녹스’를 출범시켰다. 철강업계 새로운 사업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리녹스는 소규모 철강제조업체끼리 기술을 공유하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대기업 주도의 납품 구조에서 벗어나 주도적인 기술 개발과 가격 산정을 위해 협력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품질 표준화, 공동 브랜드 개발까지 생각하고 있다.

리녹스를 만든 건 ‘스마트 공정 시스템’의 본격 도입을 위해서였다. 부곡스텐레스는 최근 열처리 공정의 가스 공급 시스템에 스마트 팩토리 방식을 도입했다. 스테인리스는 섭씨 500∼600도에서 산소와 접촉하면 부식하면서 고유의 빛깔을 잃는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질소 같은 가스를 넣어 준다. 스마트 공정 시스템 도입 전에는 직원 손으로 가스밸브 30여 개를 일일이 조절했는데 위험할 뿐 아니라 자칫 실수라도 하면 손해가 컸다.

부곡스텐레스는 설립 40주년이 되는 2023년 ‘매출액 200억 원, 직원 50명’을 목표로 한다. 이르면 올해 말 본사를 강서구 미음단지로 넓혀 간다. 7600m² 터에 최첨단 공정 시스템과 복지시설이 들어선다. 홍 대표는 “중요 산업인데도 청년들이 제조업을 꺼리고 우수 인재는 대기업만 찾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직원들이 좋은 조건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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