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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액면분할 앞두고… 하루 2000억 사들인 슈퍼개미

입력 | 2018-04-27 03:00:00

30대 남성, 건설사 2세 소문돌아… 최근 한달간 개인 순매수의 8배
증권사 “개인정보 확인 못해줘”




거액의 자금을 동원하는 개인투자자인 일명 ‘슈퍼개미’가 삼성전자 주식을 하루에 2000억 원어치 이상 사들였다. 증권가에는 1984년생인 이 남성 투자자가 중견 건설사를 계열사로 둔 D그룹의 2세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 개인투자자가 25일 주당 250만 원이 넘는 삼성전자 주식을 8만∼10만 주가량 매입했다. 이날 개인투자자가 사들인 삼성전자 주식 15만4000주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 슈퍼개미가 매입한 것이다.

이 투자자가 주식을 산 당일 삼성전자 주가는 주당 252만 원으로 총 매입 금액은 2000억∼2500억 원에 달한다. 최근 1개월 동안 개인투자자가 하루 평균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한 규모가 2만 주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1명의 슈퍼개미가 전체 개인 순매수 물량의 8배가 넘는 규모를 매집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날 미래에셋대우 청담WM센터에서 30대 남성이 8만 주 정도를 사들였으며 다른 계좌까지 포함해 10만 주 정도를 이날 샀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미래에셋대우는 삼성전자 주식을 많이 사들인 매수 상위 증권사 순위에 이름이 올라 있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매수 규모 등 개인 정보를 확인해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개인투자자가 한 번에 2000억 원이 넘는 현금을 동원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매수자가 재벌 2세나 가상통화 투자 등으로 큰돈을 번 투자자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강남에 있는 큰 빌딩을 가진 건설사 오너의 자녀라는 이야기도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말 삼성전자 주식을 50 대 1로 액면분할하기로 결정했다. 다음 달 4일부터 삼성전자 주식의 액면가가 현재의 5000원에서 100원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전체 주식 수는 50배로 늘고 주가는 250만 원대에서 5만 원대로 내려간다. 개인투자자들이 소액으로 삼성전자의 주식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결정 이후 소액 개인투자자들의 삼성전자 주식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어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슈퍼개미가 거래량 확대가 주가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거액을 투자했다는 분석도 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