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4.4%-설비투자 5.2% 증가… 한은 “올 성장률 3% 달성 가능” 3월 실업 125만명… 18년만에 최대, 실업률 4.5%… 2001년 이후 최고 최저임금 상승에 서비스업 직격탄… 도소매-음식숙박업 0.9% 감소
한국은행이 26일 내놓은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 1∼3월 한국의 실질 GDP는 전 분기 대비 1.1% 성장했다. 1%대 성장세는 지난해 3분기(1.4%) 이후 2개 분기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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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고용 상황이 최악인 만큼 수치상으로 성장률이 회복된다고 해도 체감경기는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월 국내 실업자는 125만7000명으로 지난해 3월보다 12만 명 늘었다. 실업자 수는 월별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0년 이후 3월 기준으로 18년 만에 가장 많았다. 실업률도 4.5%로 2001년(5.1%) 이후 17년 만에 최고였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미래의 경기 상황을 보는 척도인 소비자심리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성장률이 실제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수출 중심으로 경제성장률이 높아졌지만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특히 서비스업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평창 겨울올림픽을 치렀지만 도소매와 음식숙박업 생산은 오히려 줄었다.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생산은 지난해 4분기 대비 0.9% 감소했다. 한은은 “중국 관광객이 계속 줄어든 데다 올초 미세먼지와 한파가 심해 외부 활동이 줄어든 탓”이라고 분석했다. 최저임금 인상 영향에 대해서 한은은 “통계적으로 분석해 보지 않았다”면서 답변을 회피했다.
건설투자도 견고하지 않다. 한은은 “주택 거래량이 급격히 늘면서 부동산중개업 등의 소득이 많아진 점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지표상으로는 양호하지만 실제 건설 경기가 회복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수출은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4.4% 증가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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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