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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동아]국내 최초 혈액병원… 서울-여의도-은평 성모 하나로 통합 병상 운영

입력 | 2018-04-25 03:00:00

가톨릭 혈액병원




혈액질환을 종합적으로 진료하는 독립된 시스템을 갖춘 가톨릭 혈액병원 의료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이 지난달 1일 국내 최초로 혈액병원을 설립하고 초대 혈액병원장에 김동욱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를 임명했다.

가톨릭 혈액병원은 기존 조혈모세포이식센터를 확대 개편한 조직으로 혈액질환 분야를 발전시키고 국내외 경쟁력을 유지하고자 암병원 산하에서 분리·독립된 병원이다.


국내 최초 조혈모세포이식 성공
그동안 서울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는 국내외 대학병원 등 3차 의료기관에서 의뢰한 환자들이 몰려 ‘혈액암의 4차 병원’으로 인식돼 왔다. 1983년 국내 최초로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을 성공한 후 다양한 조혈모세포이식술을 시도해왔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 단일기관 7000 사례 조혈모세포이식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국제적 명성을 높이고 있다.

조혈모세포이식은 백혈병, 악성 림프종, 다발성 골수종 등 혈액종양 환자에게 고용량 항암 화학 요법 혹은 전신 방사선 조사로 환자의 암세포와 조혈모세포를 제거한 후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치료법이다. 크게 가족 등 타인의 조혈모세포를 이식받는 동종이식과 자신의 것을 쓰는 자가이식 두 종류로 나뉜다.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은 동종이식과 달리 비교적 거부 반응과 합병증 발병이 적다.

서울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는 형제간의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을 시작으로 △자가조혈모세포이식(1985년) △타인 간 조혈모세포이식(1995년) △제대혈이식(1996년) △비골수제거조혈모세포이식(1998년) △혈연 간 조직형 불일치 조혈모세포이식(2001년) 등을 모두 국내 최초로 성공시켰다. 또 2001년에는 백혈병 표적항암제 치료를 국내에 처음 소개하며 아시아 최초의 표적항암제 개발과 임상시험으로 혈액질환 신약 개발의 선구자적 역할을 해왔다.


체계적인 통합 진료 시스템 구축
가톨릭 혈액병원은 혈액질환을 종합적으로 진료하는 독립된 시스템을 갖춘 병원이다.

혈액병원은 서울 소재 가톨릭대 부속병원인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내년 5월 개원 예정인 은평성모병원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의료진과 병상을 통합 운영할 예정이다. 이로써 환자는 거주지에서 가까운 병원에 입원해도 일관되고 연속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우선 부속병원들의 중심 역할을 할 서울성모병원은 동종이식 등 고난도 치료와 신약 임상시험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여의도성모병원은 항암요법, 신약 임상시험, 합병증 환자 관리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은평성모병원에서는 항암요법, 자가이식, 신약 임상시험, 합병증 관리 중심의 치료를 제공받을 수 있다. 나머지 6개 부속병원도 동일한 수준의 지역거점 혈액질환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각 병원은 혈액내과, 소아청소년과, 감염내과, 호흡기내과 등 협진 시스템을 갖추고 원무·보험 등 진료 지원부서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구성해 혈액질환 환자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유전적 특성을 가진 혈액질환 환자에게 맞춤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혈액병원은 세부 질환별로 총 6개 전문 관리센터로 운영한다. △급성백혈병센터에서는 급성골수성백혈병, 급성림프구성백혈병, 골수형성이상증 △만성백혈병센터는 만성골수성백혈병, 만성림프구성백혈병, 골수증식성질환 △림프·골수종센터는 림프종, 다발골수종, 형질세포질환 △재생불량성빈혈센터는 재생불량성빈혈, 발작성야간혈색소증, 혈소판질환 △이식·협진센터는 조혈모세포이식 후 합병증, 감염질환, 장기 생존자 관리 △소아혈액종양센터는 소아청소년 백혈병, 고형암 등으로 각각 나눠 각종 혈액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료할 계획이다.

이번 혈액병원 신설로 골수검사와 외래 항암요법을 위한 외래 주사실을 확장하고 응급 환자를 위한 단기 입원실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김동욱 가톨릭 혈액병원장

의료진 교육 프로그램도 통합 운영할 계획이다. 세부 질환별로 의사와 간호사를 교육하고 모든 연계 병원의 의료 수준을 최고 수준으로 평준화한다. 김동욱 가톨릭 혈액병원장은 “혈액병원의 설립으로 부속병원 간의 혈액질환 치료를 표준화하고 진료·연구 역량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향상시킬 계획”이라며 “환자들이 부속병원 내 어느 병원에서 진료를 받더라도 동일한 치료법을 적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혈액병원은 혈액질환의 연구와 치료제 개발에도 힘쓸 계획이다. 올 3월에도 김동욱 교수 연구팀은 만성골수성백혈병의 급성기 악화에 관여하는 유전자 ‘코블1’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이 연구결과는 학술지 ‘루케미아’에 게재되기도 했다. 앞서 서울성모병원은 조혈모세포이식 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종양항원 특이 세포독성 T-세포와 림프종에서의 자연살해세포 치료법을 임상에 적용한 바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