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파문 확산]안희정, 올 1월 김경수 소개로 강연 보좌진들 “얽히지 않게 조심” 조언
“거리를 두는 게 좋겠습니다.”
올해 초 ‘드루킹’ 김동원 씨(49·구속 기소)가 이끄는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 초청 강연에 참석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게 한 측근이 이렇게 말했다. 강연은 안 전 지사가 현직에 있던 올 1월 13일 서울 경희대에서 열렸다. 경공모 회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당시 안 전 지사를 보좌해 강연 현장을 찾은 측근은 “강연에 다녀온 직후 ‘사람들의 눈빛과 행동이 이상해 보인다. 앞으로 (경공모 사람들과) 얽히지 않도록 조심하시라’고 조언했다”고 22일 말했다.
이날 강연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의 소개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대선 이후 드루킹이 안 지사를 강연에 초대하고 싶다고 해서 연결해준 적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강연 일정은 충남도의 외부 강연 담당자도 모른 채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 씨는 안 전 지사에게 인사 청탁 등 민감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대신 이상한 분위기가 포착됐다. 안 전 지사의 측근은 “자신이 요청해 성사된 강연인데도 김 씨는 강연 자체에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 대신 같이 있는 사진을 많이 남기려 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강연이 끝나고 김 씨는 현장에서 안 전 지사와 헤어졌다. 김 씨는 “이곳에서 회원들끼리 행사가 있다. 나중에 따로 연락드리겠다”고 말하며 안 전 지사를 보냈다. 이에 대해 안 전 지사의 측근은 “실제로 김 씨가 안 전 지사에게 연락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동혁 hack@donga.com·김자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