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홍보한 곳 vs 동네 비교해보니
12일 경기 남양주시 치매안심센터 2층 운동실에서 한 노인이 센터 직원의 안내에 따라 치매 예방 운동을 하고 있다. 운동기구 앞에 달린 화면 속 공의 움직임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과정에서 인지능력과 신체능력을 동시에 단련하게 된다. 남양주=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정부가 안내한 치매안심센터
1층에선 치매환자의 인지 강화, 치매 예방, 선별검사 등을 진행했다. 나 씨는 작업치료사의 지시에 따라 색종이를 여러 형태로 접었다. 나 씨는 “처음엔 장난인가 싶었는데 자꾸 손을 써서 무언가를 만드니 집중력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옆 교실에선 노인 10여 명이 태블릿PC를 들고 ‘그룹 인지재활 훈련’을 받았다. 화면에선 축구공과 과일 등 9개의 그림이 보였다가 사라졌다. 이후 각 칸에 어떤 물건이 있었는지를 찾는 식이다.
선별검사실에서는 간단한 산수와 도형 그리기 등 17개 문항을 통해 치매 여부를 판정했다. 이 검사에서 이상이 보이면 보다 정밀한 ‘진단검사’를 받게 된다. 진단검사에서도 치매가 의심되면 센터와 협약을 맺은 병원의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는다. 센터 내 치매카페에선 치매환자 가족들이 모여 치매 정보를 교환하고 간병 스트레스 관리 등을 교육받는다. 홍모 씨(75)는 “80세인 남편이 치매”라며 “같은 처지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치유되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 기자가 찾은 다른 치매안심센터
센터 로비에선 노인 10여 명이 특별한 교육 없이 TV에서 나오는 일반 방송을 보고 있었다. 내부는 인지검사실 2곳, 상담실 1곳, 진료실 1곳, 음악인지치료실 1곳, 교육실 1곳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음악인지치료실 안을 들여다보니 북과 탬버린, 징 등 몇몇 악기와 책상이 놓여 있었다. 태블릿PC를 활용해 인지재활 훈련을 하는 남양주 센터와는 한눈에 봐도 차이가 컸다. 교육실 역시 프로그램 종류별로 나눠진 남양주 센터와 달리 학교 교실처럼 책상만 일렬로 나열돼 있었다.
18명이 상주하는 남양주 센터에 비해 이곳의 직원 수는 10명에 그쳤다. 정부는 치매안심센터가 제 기능을 하려면 간호사와 임상심리사 등 평균 25명이 상주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센터 직원은 “서울시 구청들은 수년 전부터 치매센터를 운영해 왔는데 다른 곳들도 치매국가책임제 시행 이전과 이후가 달라진 게 거의 없다”고 말했다.
치매안심센터는 은평구 센터처럼 기존 지역 보건소 내 일부 공간을 활용한 곳이 상당수에 이른다. 그렇다 보니 인력이나 시설, 프로그램 등 보완해야 할 대목이 적지 않다. 복지부는 치매안심센터 공간을 계속 확보해 가는 동시에 가족카페나 공공후견제도 등을 운영할 인력을 보강할 계획이다. 복지부 임인택 노인정책관은 “올해 하반기가 되면 치매국가책임제에 걸맞게 치매안심센터가 제 기능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남양주=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