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치유하는 뇌/노먼 도이지 지음/장호연 옮김/598쪽·2만5000원·동아시아
이 책은 뇌에 관한 이런 통념들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이자 정신분석가인 저자는 손상된 뇌도 충분히 복구할 수 있고, 이는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뇌의 ‘신경가소성’에 주목한다. 신경가소성은 뇌가 그동안의 활동과 정신적 경험에 반응해 자신의 구조와 기능을 알아서 바꿀 수 있는 속성을 말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태아와 유년기 때 뇌 세포가 발달하고 성장을 멈추는 기존의 이론은 틀릴 수 있다. 뇌가 끊임없이 진화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도 뇌는 대처법을 찾는다. 이를테면 뇌의 한 회로에 문제가 생기면 뇌는 그 회로를 끄거나 다른 신경세포와의 연결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뇌질환을 스스로 극복한다. 저자는 그동안 ‘기적’으로만 여겨졌던 뇌질환의 치유 사례가 사실은 이 신경가소성에 바탕을 둔 과학적 치료라고 보고 있다. 이 책의 제목 ‘스스로 치유하는 뇌’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