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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대 ‘기숙형 대학’ 성공 모델로 뜬다

입력 | 2018-04-12 03:00:00

지난해 완공돼 신입생 절반 수용… 외국어 등 41개 프로그램 운영
공동체 생활하며 인성함양 효과
승효상 등 유명 건축가들 참여, 영화 촬영지 건물로도 명성




대전대 HRC 하모니홀에서 열리고 있는 ‘창업교육 프로그램’. 학생들이 방과 후 시간을 이용해 창업에 대한 마인드를 기를 수 있다. 대전대 제공

대전대 간호학과 신입생인 김지은 씨(20·여)는 입학한 지 40여 일이 지났지만 학교 밖을 나간 적이 거의 없다. 수업이 끝나면 대부분 ‘혜화 기숙형 대학(HRC)’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긴다. 교과 과목인 ‘공동체 생활’을 수강하고 비교과 과목 가운데 ‘요가’를 배운다. 스터디 라운지나 커피숍에서 공부하거나 미니 관람관에서 영화도 감상한다. 김 씨는 “요가를 배우면서 대학 생활을 차분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풍요롭고 알찬 HRC 생활을 다른 대학에 입학한 친구에게 자랑도 했다”고 전했다.

대전대 HRC가 중부권 기숙형 대학의 성공 모델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HRC는 지난해 10월 완공돼 신입생의 절반인 1200명을 수용했다. 2학기에는 나머지 절반이 입주한다.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인성 함양과 진로 탐색, 동아리 활동, 외국어 학습 등을 하는 생활학습공동체다. 기숙형 대학은 영국과 미국 등지의 대학들이 일찍부터 도입했다. 국내에서는 연세대와 한동대가 주도했고 지역에서는 순천향대와 건양대 등이 도입했다.

HRC는 봉사, 교양·취미, 독서, 외국어 등 4종류 41개의 비교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첫 학기 최고 인기 프로그램은 피트니스와 외국어(영어 중국어 일본어), 케이팝 댄스 순이었다. 창업교육이나 드론 제작 실습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대학 내·외부 전문 인력이 신입생들의 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재학생 60명은 장학금을 받으면서 새내기들의 튜터로 활동한다. 이인철 HRC 학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창의력은 음악과 미술, 토론 등을 통한 공감 및 표현 능력을 형성함으로써 갖춰진다고 본다. 이런 자질을 향상시키는 HRC는 기숙사가 아니라 교육기관”이라고 말했다. 이 학장 스스로 미술 영화 사진 등에 조예가 깊다. 교수 2명은 HRC에 상주하면서 진로상담을 담당한다.

대전대는 유명 건축가의 경연장이다. 승효상 씨가 ‘30주년기념관’과 ‘혜화문화관’, 민현식 씨가 ‘차 없는 거리’와 ‘산학협력관’, 이민아 씨가 ‘융합과학관’을 지었다. 이 건물들은 영화 ‘도둑들’ ‘대역전’ ‘페이스메이커’ 등의 촬영지로 유명해졌다. 융합과학관은 2014년 김수근 건축상을 수상했다. 500억 원가량이 투입된 이번 HRC 건축도 화제다. 캠퍼스 남동쪽에 자리 잡은 이 건물은 ‘터무니(지형)’를 그대로 살리고 넓고 많은 창을 통해 자연과 어우러졌다. 한 건축물 같지만 두 유명 건축가가 전체 건축면적(약 2만8000m²)을 절반씩 나누어 다르게 지었다.

승효상 씨가 지은 ‘Heart 홀’은 비탈진 지형을 따라 성처럼 이어지면서 신비스러운 수도원을 연상케 한다.

조민석 씨가 맡은 ‘Harmony 홀’은 분절된 세포들이 모여 하나의 전체를 이루는 모습이다. 유명 건축가가 캠퍼스 조성에 참여한 덕분에 전국 건축학도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종서 총장은 “HRC는 우리 대학의 교육 지향점과 가치를 잘 반영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특별한 경험을 통해 미래 사회의 인재로 도약하는 터전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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