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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동아/이진한 의사 기자의 따뜻한 약 이야기]‘황반변성’ ‘치매’ 등 노인성 질환 혜택 늘인다

입력 | 2018-04-11 03:00:00


최근 행정안전부 발표에 따르면 2017년 8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4%를 넘어 한국사회는 공식적으로 고령사회에 진입했습니다.

인구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만성질환자 수 및 진료비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만성질환자 수의 평균 증가율은 4.3%이며 국민 3명 중 1명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고자 노인들에 대한 보험 혜택을 다양하게 확대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듦에 따라 발병 가능성이 높아지는 질환 중 하나로 연령 관련 황반변성이 있습니다. 황반변성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발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황반변성 환자 수는 14만6000명까지 치솟았고, 전체 황반변성 진료 환자 10명 중 9명이 50대 이상이었습니다.

황반변성으로 진단받은 환자 가운데 상당수는 해당 질환의 증상을 나이로 인한 노안으로 여겨 병원을 찾지 않고 방치했습니다. 출혈 등이 동반되는 황반변성(습성 황반변성)은 진행 시 실명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합니다.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라면 물체가 흐릿하게 보이는 증상을 노안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평소와 다르게 선이 굽어보이거나 사물의 중심이 까맣게 보이는 등의 증상이 있으면 병원을 찾는 게 좋습니다.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위)와 아일리아

습성 황반변성 치료에 고려되는 방법 중 하나는 ‘항-혈관내피성장인자’를 눈 속으로 주사하는 것입니다. 항-혈관내피성장인자는 황반변성의 질병 원인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어 질병 진행을 늦추고 시력을 개선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습성 황반변성 주사치료제의 국내 보험급여 인정 기준은 양쪽 눈을 합해 환자 한 명당 총 14회로 정해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 주사 투여횟수와 무관하게 보험 기준을 충족하기만 하면 치료를 지속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병원마다 다르지만 환자가 내는 1회 비용은 10만∼30만 원입니다.

습성 황반변성 주사 치료제 외에도,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어르신들이 받을 수 있는 건강보험 혜택 질환은 넓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 예가 정부가 10년간 총 1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치매’입니다.

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치매환자는 지난해 70만4000명에서 2050년 302만7000명으로 4배 이상 늘 것으로 보입니다. 또 국내총생산 대비 치매 관리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0.9%(13조2000억 원)에서 2050년 3.8%(106조5000억 원)로 8.1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치매 관리를 위한 국가 부담은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근원적 치매 신약개발을 포함해 치매 비용을 최적화하기 위한 중장기 사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당장에 국민들이 느낄 수 있는 건강보험 혜택으로는 검사 비용과 진료비 감소가 있습니다. 기존에는 신경인지검사,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에 약 100만 원의 비용이 들었지만 개선된 건강보험 혜택을 적용받으면 20만∼40만 원으로 비용 부담이 줄게 됩니다. 중증치매 진료와 같은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입원·외래 상관없이 본인부담률이 10%로 줄었습니다. 따라서 고령의 부모를 둔 자녀라면, 부모에게 발병할 수 있는 질환은 무엇인지, 또 그 질환과 관련한 보험 혜택은 없는지 미리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