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보고조작 수사결과]속속 드러나는 ‘세월호 7시간’ 행적
○ 세월호 전복될 때 침실에 있었던 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자용)에 따르면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는 참사 당일 오전 9시 19분경 TV 뉴스 속보를 보고 세월호 사고를 처음 알게 됐다. 오전 8시 52분 세월호가 30도 가량 기울어지고 나서 27분이 지났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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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실장은 안봉근 전 비서관(52·구속 기소)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에게 보고될 수 있게 조치해 달라”고 말했다. 신인호 위기관리센터장은 오전 10시 12∼13분 상황병에게 보고서를 관저에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상황병은 보고서를 들고 관저까지 뛰어갔다. 도착할 때까지 7분이 걸렸다. 보고서는 경호관을 거쳐 내실 근무자인 김모 씨(71·여)에게 전달됐다. 김 씨는 평소처럼 보고서를 침실 앞 탁자에 올려놨다. 박 전 대통령이 이 보고서를 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안 전 비서관은 오전 10시 12분경 청와대 본관에서 차량을 타고 관저로 갔다. 10시 20분경 도착해 관저로 들어간 안 전 비서관은 침실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을 수차례 불렀다. 그 소리를 듣고 침실 밖으로 나온 박 전 대통령에게 안 전 비서관은 “국가안보실장이 급한 통화를 원합니다”라고 보고했다. 박 전 대통령은 “그래요?”라고 말한 뒤 침실로 들어가 김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전 10시 22분경이었다.
앞서 오전 10시 17분경 108도까지 기울어 전복된 세월호는 오전 10시 반 끝내 침몰했다. 박 전 대통령은 오전 10시 41분경 청와대 의무실에 지시해 간호장교로부터 의료용 가글액을 전달받았다.
참사 당일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정호성 전 비서관(49·구속 기소)에게 오전 10시 36분부터 오후 10시 9분까지 11차례에 걸쳐 이메일로 사고 상황 보고서를 보냈다. 하지만 정 전 비서관은 각 보고서를 바로바로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하지 않았다. 평소처럼 오후 일과 시간과 저녁 두 차례에 걸쳐 보고서를 출력해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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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청와대 관저에 집무실은 없었다. 전자결재를 할 수 있는 시설과 침실 옆 응접실에 회의를 할 공간이 있었다고 한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은 구치소를 방문한 검찰 수사팀의 조사를 거부했다. 박 전 대통령이 왜 김 전 실장이 건 전화를 두 차례 못 받았는지, 침실에서 뭘 하고 있었는지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인후염 진료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 전달인 3월 유럽 순방을 다녀온 뒤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 책임 회피 위해 조직적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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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2014년 7월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 중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재난 상황의 컨트롤타워’ 조항을 삭제한 혐의(공용서류손상 등)로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69)을 불구속 기소했다. 당시 청와대 인턴 직원은 지침의 이 문구를 볼펜으로 두 줄을 그어 지운 뒤 ‘안전행정부가 컨트롤타워’란 내용을 쓴 공문을 65개 부처 및 기관에 보냈다.
김윤수 ys@donga.com·황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