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1순위 청약서 13채 미달 요건 맞는 예비 청약자 많지 않고 대출 제한에 실수요자 접근 어려워 미달 물량엔 수도권 현금 부자 몰려
‘준(準)강남’으로까지 불렸던 경기 과천시 아파트 분양시장이 맥을 못 추고 있다. 서울 강남에 인접한 덕에 최근 몇 년간 가파른 집값 상승률을 보여 왔지만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올해 신규 분양한 2개 단지 모두 1순위에서 미달됐다.
25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22일 과천 거주자 대상 1순위(지역1순위) 청약을 접수한 경기 과천시 ‘과천 위버필드’(과천주공2단지 재건축)에는 391채 공급에 647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이 1.65 대 1에 그쳤다. 12개 주택형 가운데 전용 84m² C형(5채)과 D형(6채), 가장 큰 규모인 전용 111m²형(2채)에서 13채가 미달됐다.
이 아파트는 평균 분양가가 3.3m²당 2950만 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1억∼2억 원 낮아 ‘로또 아파트’로 불렸다. 하지만 과천에 1순위 통장이 2만 개가 채 안 돼 ‘5년 내 청약 당첨 사실이 없고 과천에 1년 이상 거주한 무주택 가구주’의 요건에 맞는 예비 청약자가 많지 않아 청약률이 저조했다. 더욱이 분양가 9억 원 이상 아파트는 중도금대출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실수요자의 접근이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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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1월 청약을 받은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 역시 비슷한 이유로 1순위 청약이 미달됐다. 과천7-1단지를 재건축한 이 단지는 올해 첫 ‘로또 단지’로 관심을 끌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용 84m² 두 타입에서 청약 인원수를 채우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천 지역에 우선 청약을 넣을 수 있는 과천 인구가 얼마 되지 않는 데다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받는 자금 압박이 크다 보니 청약 열기가 생각만큼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디에이치자이 개포’나 ‘논현 아이파크’ 등 지난주 청약한 서울 단지들은 각각 25 대 1, 18 대 1로 1순위 마감됐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