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1~23일 서울시에 신고된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482건으로 전달(399건)보다 20.8% 늘었다. 이는 2006년 12월(501건) 이후 11년 3개월 만에 최대치다. 지난해 같은 달(215건)에 비해서도 배 이상 많다.
지역별로는 전용면적 84㎡ 이하 중소형 아파트가 많은 강북 지역 단지들의 손바뀜이 비교적 활발했다. 대표적인 서민 주거지로 꼽히는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구)’ 지역의 이달 하루 평균 매매거래량은 74건으로 지난해 10월(19건) 이후 6개월 연속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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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집주인들이 ‘팔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까지 잔금을 치르거나 등기를 마치지 않으면 2주택자에는 10%포인트, 3주택자는 20%포인트의 양도세가 추가된다. 재건축 안전진단 평가기준 강화 등으로 인해 강남권의 초기 재건축 단지에서도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수요자들 역시 26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을 앞두고 미리 내 집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DSR 적용을 받으면 대출을 받을 때 원리금 산정 대상에 기존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전세대출, 자동차 할부 등 모든 대출이 포함된다.
노원구 중계동 M공인중개소 대표는 “기준금리가 1.25%였던 초저금리 기간에는 1억여 원의 자기자본만으로 2억 원대 소형 아파트를 5채 이상 사는 사람도 있었다”며 “최근 이들이 대거 매물을 내놓자 대출규제 강화 이전에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들이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거래량 증가세가 일시적인 현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에는 DSR 도입과 이사철이 겹치며 매물을 소화할 만한 수요가 있었지만 규제가 본격화되는 다음달부터는 매수자들도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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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영 R&C연구소장은 “주택 실거래가 신고를 계약일로부터 60일 이내에 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 신고된 거래의 실제 계약은 대부분 2월 말~3월 초에 이뤄졌을 것”이라며 “강남권 고가아파트 단지에서는 매물이 소진되지 않고 거래가 둔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