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신흥고 입학식서 10명 선발… 선후배 연결해 3년간 장학금 전달
2일 오전 충북 청주시 신흥고 입학식에서 졸업생 장학회 ‘숲과 나무’ 회원들이 신입생들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청주 신흥고 제공
“따뜻한 마음 가슴 깊이 담고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박정균·16)
2일 충북 청주시 청원구 신흥고(교장 장홍제) 입학식 현장에서 오간 대화다. 홍 씨는 이 학교 10회 졸업생이고 박 군은 1학년 신입생이다. 이날 입학식에선 동문 10명이 신입생 중 선발된 10명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했다. 동문 선배들은 까마득한 후배의 손을 맞잡고 어깨를 토닥이며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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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회는 몇몇이 큰돈을 내 이자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기존 방식을 벗어나 선후배가 일대일로 결연해 함께 호흡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게 특징이다. 등록금 등 연간 170만 원씩, 졸업 때까지 모두 510만 원(후배 1인당)의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또 연간 두 차례 이상 후배들을 만나 학교 생활의 고민 등에 대한 상담과 학업에 대한 조언, 직업 선택을 위한 진로 상담 등 ‘멘토’ 역할도 맡는다. 장학회의 산파 역할을 한 박연수 씨는 “선후배가 일대일로 결연을 해 입학 때부터 졸업 때까지 책임을 지는 새로운 방식의 장학 시스템이다 보니 다른 학교 문의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숲과 나무 장학회가 후배들에게 전달한 장학금은 지금까지 총 5억 원. 한 동문이 10년 동안 3번 이상의 멘토가 돼 후원을 해주는 등 남다른 후배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조길형 충주시장(1회), 정승규 변호사(〃), 정현석 건축사무소장(〃), 유승한 치과원장(2회), 이영규 총동문회장(3회), 이병천 서울대 교수(〃), 최석진 변호사(5회) 등이 멘토가 돼 후배들에게 도움을 줬다.
올해 학교를 졸업한 박정언 군(38회)은 “선배들의 높은 뜻이 더욱 빛나기를 바라며 10여 년 후에는 나도 기꺼이 멘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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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