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사상 최대 실적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를 맞아 은행권의 예·적금 상품 금리가 꿈틀대는 가운데 시중은행보다 금리 혜택이 좋은 저축은행 상품들이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최고 연 4%대에 이르는 예·적금이 나오면서 저금리 시대에 은행권 밖에서 투자처를 찾던 재테크족도 저축은행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저축은행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 1조 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렸다. 대출 연체율 같은 건전성 지표도 일제히 개선됐다. 저축은행 예·적금에 가입하려는 소비자들은 해당 저축은행이 우량한지 사전에 확인하고, 원금과 이자를 보호받을 수 있도록 5000만 원씩 분산 저축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사상 최대 실적 거둔 저축은행들
대형 저축은행이 잇달아 파산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실적은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 것은 금리 상승기를 맞아 이자 이익이 6196억 원 급증한 덕분이다. 이에 힘입어 규제 강화 등으로 대손충당금 적립이 2072억 원 늘었는데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각종 건전성 지표도 개선됐다.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현재 59조7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7조4000억 원(14.1%) 증가했다. 이 기간 자기자본도 6조8000억 원으로 1조1000억 원(18.4%) 늘었다. 대출 건전성도 좋아졌다. 총여신 연체율과 고정이하 여신비율(총여신 대비 부실여신비율)이 1년 전보다 각각 1.2%포인트, 2.0%포인트 하락했다.
저축은행의 수신액도 2016년 말 45조704억 원에서 지난해 말 51조1815억 원으로 13.1% 늘었다.
○ 높은 금리 무기로 ‘고객몰이’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5일 현재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1년 만기)는 연 2.46%다. 정기예금 평균 금리가 연 1%대 중반인 시중은행과 많게는 1.5%포인트 차이가 난다. 금리 혜택이 상대적으로 높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연 2.20%)보다도 높다.
이 중 가장 금리가 높은 곳은 페퍼저축은행(연 2.72%)이다. 유진·오투·세종 등도 연 2.6∼2.7%로 금리가 높은 편이다. 시중은행 중에선 NH농협은행(연 1.95%)이 그나마 금리가 높지만 대부분의 저축은행보다 낮다.
금리가 연 4%를 넘는 적금 상품도 내놓고 있다. OK저축은행은 방카쉬랑스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OK VIP 정기적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방카쉬랑스 월 납입금액이 1만∼20만 원인 고객은 2.4%의 우대 금리가 적용된다. 이를 포함하면 최대 4.6%까지 적금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아주·공평·세람 등도 우대금리를 포함해 연 3%가 넘는 적금 금리를 챙길 수 있다.
이규복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축은행이 부도가 나더라도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예·적금의 원금과 이자를 합쳐 1인당 5000만 원까지 보호받는다. 그 이상을 넣으려면 개별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따져보고 5000만 원씩 나눠서 저축하면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