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특사단 5일 방북]대북 특사단 진용 어떻게 짜였나
서훈-김상균 2005년에도 특사단 포함 2005년 6월 17일 노무현 정부 당시 북한의 6자회담 참여를 설득하려 방북한 특사단에 참여한 당시 서훈 국가정보원 대북전략실장(오른쪽)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옆에 서 있다. 왼쪽부터 당시 국정원 대북전략실 소속으로 참여한 김상균 현 국정원 2차장과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 서훈과 김상균은 이번 대북 특별사절단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동아일보DB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수석이냐 아니냐보다 남북 관계와 북-미 대화는 ‘투 트랙’을 잘 성사시킬 수 있는 분들이 대표단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북-미 대화는 정 실장이, 남북 관계는 서 원장이 나눠 맡게 된다는 설명이다. 또 이례적으로 사절단에 장관급 인사 두 명을 포함시킨 것은 북-미 대화를 포함한 한반도 대화 국면에 대한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 정의용, ‘대화 국면’의 컨트롤 타워로
허버트 맥매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개인적인 이야기도 나눈다”고 할 정도로 정 실장은 현재 청와대 참모 중 백악관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정 의장은 이번 방북 기간 북-미 대화에 대한 백악관의 의중을 전달하고, 북한을 설득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방북 뒤 미국은 물론 중국 베이징도 정 실장이 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문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국민 아그레망’ 단장을 맡긴 했지만 친문(친문재인) 핵심 그룹은 아니었다. 그러나 청와대 입성 이후 중국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트럼프 행정부와의 교류 등을 매끄럽게 풀어가며 문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외교관 특유의 매끄러운 소통 능력에 상황 파악 능력도 뛰어나다”고 전했다.
○ 서훈, 사실상 협상단장
서 원장은 문정인 대통령외교안보특보, 김기정 전 국가안보실 2차장과 함께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 참모 역할을 오래해 왔다. 2000년,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도 깊숙이 관여한 대북 협상 전문가다. 대북 접촉 경험이 적은 정 실장을 도와 이번 방북 과정에서 북측과 밀고 당기는 협상을 사실상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여권 인사는 “서 원장은 북한이 무슨 의도로 어떤 말을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 ‘북한말 통역사’라고 봐도 된다”고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북한의 연이은 도발 국면에서 서 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더 강경하게 나가셔도 된다’고 조언했을 정도로 적극적인 측면이 있다”며 “현 외교·안보 라인 중 대북 경험이 가장 많아 사실상의 협상 단장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원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안보실장 1순위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정 실장과 서 원장은 서울고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 김여정 전담 마크했던 김상균
김상균 2차장은 지난달 김여정 방한 당시 내내 김여정 곁에 있었다. 사절단에 국정원 인사가 두 명인 것은 향후 미국 중앙정보국(CIA)과의 협업까지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