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명기.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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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KIA의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의 일등공신을 꼽자면 한둘이 아니다. 시즌 막판 몹시 흔들렸던 일부 불펜 자원을 제외하면 요소요소에서 대부분의 선수들이 제 몫 이상을 해냈다. 외야수 이명기(31)도 빼놓을 수 없다. ‘넝쿨째 굴러들어온 복덩어리’나 다름없었다.
이명기는 2006년 신인드래프트 2차 8라운드(전체 63순위)로 SK에 지명돼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제법 늦은 편이지만 2014년부터 1군 멤버로 발돋움해 2016년까지 SK의 주축 멤버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13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5(164안타), 3홈런, 35타점, 88득점, 22도루를 기록한 2015년에 비해 2016년 활약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데다, 사령탑까지 바뀌면서 지난해 4월초 전격적으로 KIA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적과 동시에 KIA 외야의 한 자리를 꿰차고는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시즌 막판인 9월 발목 부상 때문에 꽤 오래 전열을 이탈했음에도 115경기에서 타율 0.332(154안타), 9홈런, 63타점, 79득점, 8도루로 2015년에 버금가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SK에서 사실상 버림받은 미운 오리의 화려한 변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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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캠프 분위기도 즐기고 있다. 지난 시즌 초반 이적했기에 이번이 KIA에선 첫 캠프다. 그는 “캠프 분위기가 매우 좋다.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훈련하면서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스스로 정한 올해 목표 또한 명쾌하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해 많이 출루할 수 있도록 신경 쓰겠다. 1번타자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올해 KIA가 V12를 달성하는 데 앞장설 것을 굳게 다짐하고 있는 ‘2년차 호랑이’ 이명기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