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국회운영위 업무보고서 날선 대립
“발언대에 서라.”(김성태 국회 운영위원장·자유한국당)
“왜 저한테 화를 푸시나.”(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2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업무보고는 여야 간 감정의 골을 그대로 드러내는 장면의 연속이었다. 운영위원장으로 첫 청와대 업무보고를 받은 김성태 위원장은 임종석 실장을 겨냥한 듯 몰아세웠다. 임 실장이 지난해 11월 국정감사 때 한국당 소속 전희경 의원과 설전을 벌인 앙금이 남아있는 듯 보였다. 낮 12시 직전 “의원님들도 식사하셔야 한다. 오후 1시 반에 속개하겠다”며 정회를 선포했다. 이에 민주당에서 “여야 간사 간 협의로 오전에 마치기로 돼 있었다”(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여당이) 청와대를 향한 처절한 노력을 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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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실장이 “여기(자리)서도 가능한데 따로 나가서 서야 합니까”라고 묻자 김 위원장은 거듭 “서세요”라고 요구했다. 임 실장은 발언대에서 자리로 돌아간 후 “왜 저에게 이러시는지 진짜 모르겠다. 오전에 (질의에) 성실히 답변했다. 왜 저쪽에 불러 세우시는지도…”라고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자료 제출 지연 등이)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여서 항의의 입장으로 임 실장을 발언대에 세웠다. 잘못됐느냐”고 했고, 임 실장은 “예,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위원장의 지시를) 따르긴 했지만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항의했다.
임 실장은 이날 대통령 개헌안 추진과 관련해 “법률상 3월 말엔 발의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국회의 (개헌) 의지가 분명하다면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도 있다”고도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도 운영위와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권성동 법사위원장의 강원랜드 채용청탁 의혹을 제기하며 위원장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권 위원장은 “(박 의원이)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정해져 있다는 걸로 알고 (청와대에) 잘 보이기 위해 발악하지 말라”고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