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 내려놓고 쉬고 싶어, 은메달도 예뻐… 칭찬해줬으면 김연아와 곧 만나자고 문자 나눠” 베이징올림픽 출전엔 “나중 문제”
이상화가 19일 강릉 올림픽파크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릉=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평창 겨울올림픽을 마감한 이상화는 7개의 알람을 끄는 것으로 일상을 시작했다. 이상화는 19일 강릉 올림픽파크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제부로 알람을 다 껐다. 먹고 싶은 대로, 자고 싶은 대로 다 하며 쉬고 싶다. 너무 힘들었고 다 내려놓고 쉬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상화의 레이스가 끝난 것은 아니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당장 은퇴할 생각은 없다. 경기장에서 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4년 뒤 베이징 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능력이 있다면 올림픽까지는 아니더라도 1, 2년 더 선수생활을 하는 것은 맞다고 생각한다. (베이징 올림픽까지는) 생각해보지 않아서 이야기하기 어렵다. 나중에 결정지을 문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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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코너 실수가 아쉬워 아직 자신의 경기 영상을 보지 않았다는 이상화는 “금메달이 아니라 참 속상했지만 은메달도 칭찬해줬으면 좋겠다. 은메달도 색깔이 너무 예뻐서 나름대로 소장 가치가 있을 것 같다”며 애써 아쉬움을 감췄다. 기자회견 도중 몇 차례 울컥하는 감정을 추스르기도 했다.
고다이라 나오(32·일본)와의 대결에 대해선 “나오와 많이 비교됐다. 주변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나의 갈 길을 가고 싶었다. (인스타그램에) ‘난 나야’라는 해시태그를 단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1000m 출전을 포기했는데 나오는 1000m, 1500m도 출전한 걸 보면 대단하다. 등수에 상관없이 (나를) 격려해주는 마인드가 대인배라고 느꼈다”고 표현했다.
대회 뒤 피겨 여왕 김연아의 “편히 내려놓고 곧 만나자”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는 이상화는 당분간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그러면서도 올림픽 기간 쇼트트랙, 아이스하키 경기 관람, 대회 뒤 어머니와의 캐나다 여행 등 하고 싶은 것들을 줄줄이 나열했다. 폐회식이 열리는 25일 자신의 29번째 생일을 맞는 이상화의 머릿속은 여전히 하고 싶은 일들로 가득했다.
강릉=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