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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올림픽 개회식 송승환 총감독

입력 | 2018-02-14 03:00:00


9일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은 70억 세계인에게 전통 문화와 미래 기술의 환상적 융합을 보여준 거대 이벤트였습니다. 주요 외신들은 △남한과 북한, 미국, 일본이 한자리에 모인 개회식 모습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는 남북 단일팀 △김연아의 성화대 밑 아이스댄싱과 점화 모습 등을 주요 뉴스로 전했습니다.

“생동감 있고 화려한 불과 얼음의 개막식이었다. 적대적 국가의 지도자들이 모인 스타디움에서 외교적 모습이 힘겹게 연출됐다.”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에 대한 로이터 통신의 반응입니다. AP통신은 “불, 물, 나무, 쇠, 흙을 상징하는 다섯 명의 어린이가 한국인의 마음에 그리던 평화를 발견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개회식을 통해 한국은 디지털 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습니다. 이는 휴머니티와 최첨단 기술이 결합된 한편의 드라마였습니다. 과거와 미래, 인간과 기술이 연결되고 소통하며 평화를 염원하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우리 문화의 정체성과 적절히 융합했습니다.

개회식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평화였습니다. 평화를 찾아 나서는 다섯 아이들, 평화의 종, 식장에 울려 퍼진 존 레넌의 이매진, 깜짝 등장한 인면조(人面鳥) 등을 통해 평화의 메시지가 전달됐습니다. 고구려 고분 벽화에 있는 사람 얼굴을 한 전설의 불사조로 하늘과 땅을 평화롭게 이어준다는 인면조와 함께 고분 속 백호, 청룡, 주작, 현무도 등장했습니다. 흰색 인면조와 백호, 하얗게 빛난 드론 오륜기, 성화를 담은 흰색 달 항아리, 김연아의 하얀 드레스 등은 평화를 애호하는 백의민족의 염원을 담은 상징 코드입니다.

5G 기술과 결합된 발광다이오드(LED) 촛불과 홀로그램 쇼, 증강 현실로 구현한 600년 전 천문도 별자리, 하늘을 날며 오륜기를 만들어 낸 2018개 드론 쇼 등은 첨단 기술이 창의적 상상력과 결합되어 어떻게 예술로 승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줬습니다. 성화대 불기둥이 30개의 굴렁쇠를 통해 타오르도록 한 발상은 88 서울 올림픽 때 인류 화합과 발전의 상징이었던 굴렁쇠 소년의 오마주(hommage)였다고 합니다.

세계적 스포츠 행사의 개회식과 폐회식은 늘 관심사입니다. 자국의 문화 역량과 국력을 보여주기 위해 자존심을 걸고 심혈을 기울입니다. 평창 겨울올림픽 개·폐회식을 맡은 송승환 총감독(사진)은 6000억 원이 투입된 베이징 올림픽 예산의 10분의 1에 불과한 예산으로 가성비 높은 행사를 훌륭히 치러내고 있습니다. 창의적 상상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배우, 방송 MC, 라디오 DJ, 공연 제작자 등으로 활약한 송승환 총감독은 난타 기획자로 널리 알려진 인물입니다. 난타는 투박한 소리와 리듬만 있는 한낱 부엌도구로 무얼 하겠느냐는 편견을 깨고 20년 동안 4만600여 회, 누적 관객 수 1282만 명을 넘겨 공연 문화의 새 장을 연 창작물입니다.

우리가 송승환 총감독에게 주목하는 것은 단지 그의 역량이나 성취보다는 미래의 창의성과 문화 역량에 대한 기대 때문입니다. 우리 한민족은 한글, 금속활자, 온돌 난방, 거북선 등을 최초로 만든 창의적인 민족입니다. 곧 있을 폐회식의 주제가 ‘NEXT WAVE(새로운 미래)’라고 합니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 확산, 상상력과 자율성을 키우는 교육, 학문 간 경계를 넘는 융합 교육 등에서 창의와 상상력의 열매를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요.
 
박인호 용인한국외대부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