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7인 ‘설 이후 재테크 전략’
동아일보는 13일 금융, 증시 전문가 7명에게 설 연휴 이후 재테크 전략을 물었다. 국내 증시에서는 저평가된 우량주에 대한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정부의 중소·벤처기업 지원책에 따라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중소형주 펀드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피가 2,400 선 근처에서 오르내리는 ‘박스권’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증시가 이달 들어 지난주까지 6.83% 하락한 급락의 충격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당분간 미국 금리 인상 추이를 보며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팀장은 “이럴 땐 변동성이 큰 제약·바이오주보다는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은행, 통신주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인기를 끌었던 국내 중소형주 펀드는 여전히 유망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난달 중소형주 펀드에 들어온 자금은 약 3500억 원에 이른다. 최근 한 달 동안(9일 기준) 국내 전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3.70%였지만 액티브 중소형주 펀드는 0.9%의 수익률로 선방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차 산업혁명 수혜주로 꼽히는 중소형주 관련 상품이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 시장은 고금리 상품 위주로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배기원 신한금융투자 신한PWM압구정센터 부지점장은 “수익률 4% 이상의 채권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하이일드 채권은 금리 인상기에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하이일드 채권은 수익률이 높지만 신용도가 낮은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금리가 높고 경기가 좋아지는 시기엔 부실 위험도가 낮아져 투자 가치가 올라간다.
최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눈 돌리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주식 등 위험자산의 매력이 크게 줄어든 것은 아니어서 안전자산으로 서둘러 돈을 옮길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달러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정부가 달러 약세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 당분간 달러 투자 비중을 늘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환율이 갑자기 오를 경우를 대비해 달러를 금융 자산의 10% 이하로 보유하는 것을 추천하는 전문가도 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