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작년 암으로 떠난 모친에 바친 연기
올림픽 성공 데뷔 한국 여자 피겨의 희망 최다빈이 11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팀이벤트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강릉=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그동안 많이 의지했고 믿었던 우리 엄마….”
김연아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꼽히는 한국의 최다빈(18)이 11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피겨 팀 이벤트(단체전) 여자 싱글(쇼트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을 세우며 처음 출전한 올림픽 무대를 장식했다. 최다빈은 ‘파파 캔 유 히어 미’(영화 옌틀 OST)에 맞춰 연기를 펼쳤다. 이 곡은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곡이다. 그는 3회전 점프 등을 실수 없이 해내며 65.73점을 받아 자신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인 쇼트프로그램 최고점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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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성격의 최다빈이지만 이날은 연기를 마친 뒤 오른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기도 했다. 최다빈은 “날 믿어주셨던 어머니 덕분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 같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번 대회에 최다빈은 이모와 동행하고 있다.
최다빈은 팀 이벤트 여자 싱글에 나선 선수 10명 중 6위를 기록했다. 최다빈은 “함께 나선 동료들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됐다”면서 “큰 부상이 없고 부츠도 잘 맞는다. 개인전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연아의 뒤를 이을 ‘피겨 퀸’ 경쟁의 서막이 오른 이날, 개인 자격으로 출전한 ‘러시아에서 온 올림픽 선수(OAR)’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9)가 세계 기록을 경신했다. 세계 1위 메드베데바는 쇼트프로그램 81.06점을 기록하며 지난해 4월 자신이 세웠던 기존 세계 기록(80.85점)을 넘어섰다. 김연아가 2010년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을 딸 당시 쇼트프로그램 기록은 78.50이었다.
메드베데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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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베데바는 한국 아이돌 그룹 엑소의 팬이다. 경기 시작 전 긴장을 풀기 위해 메드베데바가 듣는 음악도 엑소의 노래다. 메드베데바는 “엑소 덕분에 기분이 많이 좋아지고 경기도 잘할 수 있게 됐다. 엑소의 모든 멤버가 건강하길 바라며 꼭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다.
케이틀린 오즈먼드(캐나다·세계 2위)와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세계 6위)도 팀 이벤트를 통해 빙질 적응에 나섰다. 31세의 노장 코스트너는 75.10점으로 메드베데바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김연아를 롤 모델 중 한 명으로 꼽는 오즈먼드는 71.38점을 기록해 3위를 차지했다.
팀 이벤트는 총 10개국이 겨루는 단체전이다. 각국의 남녀 싱글, 페어, 아이스댄스 선수들의 종목별 순위에 따라 1∼10점을 얻는다.
앞서 9일 경기에서 남자 싱글의 차준환이 5점(6위), 페어의 김규은-감강찬 조가 1점(10위)을 확보했다. 이날 아이스댄스 9위를 차지한 민유라-겜린 알렉산더 조(2점)와 피겨 여자 싱글 6위 최다빈(5점)이 7점을 더해 한국은 최종 13점을 거뒀다. 한국은 최종 9위를 차지해 상위 5개국이 출전하는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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