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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북핵 문제, 남북대화가 아니라 北美대화가 관건”

입력 | 2018-02-11 18:00:00

중국, “북핵 문제 해결은 남북대화가 아니라, 북-미 대화가 관건”
“북-미 대화 가능하려면 한미연합훈련 중단돼야 한다”
환추시보, “평창올림픽 이후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하면 문 대통령 방북은 물거품될 것”
“한미연합훈련 축소나 중단이 문 대통령의 대북 카드”




 중국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초청한 데 대해 남북관계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환영을 나타내면서도 남북관계 개선이 북핵문제 해결로 이어질 지에는 유보적 반응을 나타냈다. 북핵 문제 해결은 남북대화가 아니라 북-미 대화에 관건이라는 인식을 내비치면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그동안 주장해온 쌍중단(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한미연합훈련 동시 중단)이 돼야 북미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되풀이한 것이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11일 문 대통령의 방북 초청 사실을 보도한 뒤 진행자를 통해 평론을 내보냈다. CCTV는 “남북이 2000년과 20007년 두 번의 정상회담을 했고 공동선언을 발표했지만 이후 곡절이 계속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북이 올림픽을 계기로 서로 올리브 가지를 내밀면서 관계가 빠르게 회복됐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적절히 해결하지 못하고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지 않으면 한반도 평화는 여전히 너무 멀리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핵 문제의 돌파구는 여전히 북-미 관계에 있다. 진정한 한반도 위기 해결은 미국과 직접 관련된다”며 “북-미가 최대한 빨리 대화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CTV의 이런 기조는 관영 신화(新華)통신 기사,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 사설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이런 가이드라인으로 관영매체 등을 통해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신화통신도 방북 초청 사실을 보도하면서 “남북관계 변화는 한반도 정세 완화에 도움이 되지만 북핵문제의 돌파구는 북-미 관계에 있다”며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태도가 한반도 평화에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주장했다. 이어 “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관계 개선이 일정한 성과를 냈으나 한미연합군사훈련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계획 모두 한반도 평화를 가로막고 있는 중요한 요소”라며 “한반도 장래가 어떻게 될지는 더 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환추시보는 사설에서 “남북 긴장완화가 우담바라(상상의 꽃)처럼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면 남북관계의 미래에도 안 좋을 뿐 아니라 한미 간 불신이 남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김정은의 방북) 초청을 받아들이고 싶겠지만 방북 여부는 다른 요소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평창 올림픽 이후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미사일을 발사하면 방북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추시보는 “한국과 미국의 상당한 여론은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위해 시간을 벌려 한다고 분석하고 있지만 (현재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 중단은 실질적인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미연합군사훈련 축소를 거론했다. 이 신문은 “한미연합훈련 규모와 강도를 낮추는 것이 문 대통령 손 안에 있는 카드”라며 “이렇게 하는 게 쉽지 않고 정치적 위험이 될 수 있지만 이렇게 발을 내디뎌야 핵문제 해결에 진짜 서광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이런 반응은 대북 제재와 관련해 미국으로부터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는 자신들의 난처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북-미 대화가 시작돼야 한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또 미국과 아시아 지역에서 군사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이 기회에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이나 축소를 관철시키려는 의도가 읽힌다.

 베이징=윤완준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