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혁신 나서는 지방대 下
전북대 정문인 백제대로에서 전주의 명물 덕진공원에 이르는 1km 길이의 ‘공감터길’. 보도에 녹지를 조성한 후 캠퍼스 내부로 옮겼다. 이 길을 포함해 전북대 캠퍼스와 학술림에 조성된 11.4km의 둘레길은 전주의 전통을 강화하고 생태도시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전북대 제공
지방대학들은 본교와 서브캠퍼스의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대학 발전을 꾀할 뿐 아니라 지역 균형 발전에도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일부 사립대는 지역을 넘어 해외에도 캠퍼스를 개척하고 있는데 역시 지역 발전에 바탕을 둔 것이다. 관건은 지역산업과의 연계성에 맞춰 어떤 선택과 집중을 하느냐다. 대학들의 최종 목표는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이미지와 평판도를 높여 우수한 자원을 유치해 명문으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 거점 국립대, 지역 발전에 특화된 캠퍼스 조성
전북대의 ‘한스타일 캠퍼스’ 조성은 ‘전주=한옥’ 이미지를 강화하면서 ‘대학도시 전주’라는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 수 있어 지방자치단체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대학도시 전주’는 전북대의 긍정적인 요소를 극대화하면 전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 도시 발전을 사회간접자본(SOC)이나 기업이 아닌 대학 주도로 한다는 점에서 독창적이다. 이 전략은 현 정부의 ‘콘텐츠 중심’ 성장과도 맞물려 있을 뿐 아니라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대학 중심 도시 성장이라는 것 때문에도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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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해발 1246m육백산 중간에 있는 강원대 도계 캠퍼스. 900m산속에 있는 캠퍼스를 도계 읍내로 옮겨 도계를 국내 최초의 ’대학도시 도계’로 만든다는 게 강원대의 전략이다. 강원대 제공
부산대 양산캠퍼스는 정부가 추진 중인 ‘동남권의생명특화단지’ 조성에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남권의생명특화단지’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으로 미래 유망 산업인 의약바이오헬스산업의 국가 거점을 양산시에 구축하는 것. 부산대는 양산캠퍼스를 의·약·생명과학의 메카로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 발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산업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부산대가 이런 전략을 수립할 수 있었던 데는 거점 국립대로는 유일하게 양방병원, 한방병원, 치의과병원을 모두 갖추고 있는 등 특화된 의학교육 인프라와 2003년 경암 송금조 선생의 기부에 의해 조성된 110만 m²(약 33만3000평) 규모의 양산캠퍼스 덕분이다. 양산캠퍼스의 특화 전략은 부산대의 연구중심대학 전환에 주춧돌이 될 거라는 예상이 많다.
○ 지방 사립대, 지역산업 발판으로 해외까지 개척
원광대가 중국 연변대학에 설립한 북방농업 연구소는 농업생명과학 연구의 무대를 세계로 넓히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원광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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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대는 ‘실전적 특성화’를 위해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학’을 국제영화제가 열리는 해운대의 센텀 캠퍼스로 옮겼다. 동서대 제공
동서대는 중장기 3대 개혁 비전의 하나로 ‘특성화 전략’을 포함시켜 부산의 발전 방향과 코드를 맞춘 실질적인 산학 협력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012년 부산 해운대 센텀캠퍼스로 옮겨온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학’이 대표적인 사례다. 부산 영화영상산업의 중심에서 입체적인 산학 연계를 통한 ‘실전적 특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임권택대학’은 2015년 디지털콘텐츠 분야와 통폐합해 단과대 체제로 재출범했다. 관광학부가 올 1학기에 센텀캠퍼스로 옮기는 것도 집적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다. 관광학부는 전시·컨벤션시설, 호텔, 여행사와 연계한 공동 교육, 인턴십 등의 다양한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현장 실무형 관광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게 목표다. 대학은 또 아시아 최초로 한중 합작 대학인 중국 중남재경정법대에 제2캠퍼스를 설립해 동서대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애니메이션과 게임, 영상 콘텐츠 분야에서 300명의 현지 학생을 모집하고 있다.
이종승 urisesang@donga.com·구자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