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보다 인건비-규제 부담 커… 美-日은 파격 인센티브로 손짓 7년간 2232개 공장 美 돌아가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유턴지원법)’에 따라 정부 지원 대상으로 선정돼 국내에 돌아온 기업은 4곳으로 2016년(12곳)보다 8곳 감소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작년 5월 이후에는 2곳만 유턴했다.
2013년 국내 일자리를 늘리자는 취지에서 유턴지원법이 제정된 이후 2014년 22개 기업이 돌아와 효과가 나타나는 듯했다. 하지만 2015년 4곳으로 급감했다가 2016년 12곳으로 회복세를 보인 뒤 지난해 다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금까지 유턴을 결정한 기업은 총 42곳이지만 현재 국내서 공장을 가동 중인 업체는 22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대부분 신발 보석가공업체 등 중소기업이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는 대기업 중에서는 2016년 6월 LG전자가 멕시코 몬테레이 세탁기 생산시설을 국내로 옮긴 사례가 유일하다.
지방자치단체와 유턴 양해각서(MOU)를 맺고도 실제 이행단계에서 마음을 바꾸는 기업이 MOU 기업의 절반을 넘는다. 지자체들은 최근 들어서는 유턴 관련 문의가 거의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 유턴지원법만의 문제가 아니라 최저임금과 법인세 인상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 추세인 데다 거미줄식 규제,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내수시장 등 부정적인 기업 환경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반면 미국 일본 등 주요국들은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내세워 자국 기업의 복귀를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감세정책을 발표하자 애플은 5년간 300억 달러(약 32조 원)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는 한국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아니라는 걸 인식하고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단편적인 혜택 몇 가지로는 해외로 나간 기업을 유턴시키지 못할 뿐 아니라 국내에 있는 기업도 언젠가 빠져나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건혁 gun@donga.com / 세종=최혜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