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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바꾸자” 區의원 출마나선 2040세대

입력 | 2018-01-29 03:00:00

10여명이 김영배 성북구청장 초빙… 표심 얻기 노하우 등 강연 들어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염리동 독립서점 ‘퇴근길 책한잔’에서 열린 ‘구의원 출마 프로젝트’. 6월 지방 선거에서 구의원에 도전할 30대 출마자들이 강연자로 초빙한 김영배 성북구청장(서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성북구 제공

“저희처럼 무소속으로 나갈 사람은 어떻게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나요?”

“구청장 경험으로 비춰 볼 때 ‘이런 일을 해줬으면…’ 하고 구의원에게 바란 것은 무엇이었나요?”

“저 같은 젊은 사람들은 낮에 일을 해야 해서 동네일에 의견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니 일부 목소리만 반영되는 거 아닌가요?”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염리동 독립서점 ‘퇴근길 책한잔’에 모인 20∼40대 10여 명이 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들은 6월 13일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구의원 출마를 결심한 ‘젊은이들’이다. 지난해 11월 ‘퇴근길 책한잔’ 대표 김종현 씨(35)의 제안으로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모였다. 성별과 직업, 지금까지 살아온 길은 저마다 다르다.

하지만 가진 생각은 비슷했다. “한 구(區)가 다루는 예산이 5000억 원에 이르지만 정작 젊은이들은 자신의 삶을 좌우하는 시민정치에 무관심하다.” “만날 ‘투표로 세상을 바꾸자’고 하지만 20대 투표율은 낮다.” 다시 말해 ‘남이 바꿔 주길 기다리지 말고, 내가 한 번 세상을 바꿔 보자’는 생각이다.

이날 강연자로 초빙된 김 구청장은 헌법이 규정한 의회정치와 ‘국민이라는 권력’의 의미, 구청장으로서 느낀 지방의회의 역할, 지방분권의 필요성에 대해 30분간 강연했다. 김 구청장은 “무조건 당선돼야 한다”며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냥 한 번 도전해보고 안 되면 다시 하겠다는 마음으로는 절대 안 된다는 것. 김 구청장은 이를 위해 “과학적으로 민심을 파악하라” “다수결은 중요하지만 다수의 목소리가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라” “구의원이 되더라도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뜻이 통하는 의원들끼리 힘을 합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페이스북과 홈페이지(democracy4all2018.com)에 이날 모임 내용과 자신의 생각을 동영상과 사진으로 남겼다. 모임은 시민정치를 꿈꾸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기성 정치인은 사절이다. ‘눈도장’과 사진 찍기에 바쁜 정치인과는 다르게 행동하겠다는 다짐도 한다.

김 대표는 “정해진 메뉴판을 고르는 수동적인 정치, 남이 하는 정치가 아니라 ‘우리’가 하는 동네정치를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양당정치의 틀이 고착화하는 한국 정치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 도움이 되겠다며 구의원에 도전한 이들은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