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15일 평창실무회담]北 실무접촉 예술단 4인 면면 보니
○ 얼굴 드러내는 북측 예술인들
北 체제선전 공연 펼치는 모란봉악단 북한이 평창 겨울올림픽에 파견할 ‘고위급 대표단’에 현송월 모란봉악단장 겸 당 중앙위 후보위원을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모란봉악단이 평창에서 공연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모란봉악단이 지난해 7월 북한 인민극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의 2차 시험 발사 축하 공연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광고 로드중
대표단 중 가장 이슈인 인물은 현송월 단장이다. 한때 처형설, 해임설이 돌았지만 2014년 대좌 계급장을 달고 나와 건재함을 과시했다. 지난해 10월에도 당 중앙위원회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 후보위원으로도 임명되면서 핵심 인사로 떠올랐다. 현 단장은 2015년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모란봉악단의 공연을 앞두고 중국 측에서 체제 선전 내용을 문제 삼자 “(김정은) 원수님의 작품은 점 하나 뺄 수 없다”며 공연 시작 3시간 전 취소를 전격 결정해 김정은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란봉악단의 방남 성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2012년 김정은 체제 출범과 함께 결성된 이 악단은 ‘예술단 통치’의 선봉에 서서 체제 선전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일성 때 만수대예술단, 김정일 때 왕재산전자악단과 ‘휘파람’, ‘반갑습니다’로 유명한 보천보전자악단이 있었다면, 김정은 시대엔 모란봉악단이 대표 악단으로 꼽힌다. 2012년 7월 6일 첫 공연에서는 짧은 미니스커트 차림의 하이힐을 신은 여성들이 영화 ‘록키’의 주제곡과 ‘마이 웨이’를 연주하는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 차석대표 교체, 클래식 대신 전자악단?
북한은 14일 오후 1시 30분경 돌연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전날 통보한 실무접촉 대표를 변경한다고 통지했다. 당초 차석대표급이던 윤범주 관현악단 지휘자 대신 안정호 감독으로 바꾼 것이다. 이를 두고 당초 한국에서 하려던 관현악단 공연을 빼고, 전자악단으로 승부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광고 로드중
북한이 예술단 실무접촉 대표에서 은하수관현악단 지휘자를 제외하고 모란봉악단 부실장을 새로 넣은 것은 남쪽에 모란봉악단만 보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은하수관현악단을 파견할 경우 한국에서 2013년 8월 화제가 됐던 은하수관현악단 예술단원 처형 사건이 다시금 화제가 될 것을 우려했을 가능성도 있다. 당시 문경진 단장 등 악단 핵심 예술인들이 처형된 뒤 은하수관현악단은 4년째 북한 매체에도 등장하지 않고 있다.
당초 대표로 파견하려던 윤범주 지휘자는 북한군 대남심리전 부대인 ‘적군와해공작국’(적공국)에 10년 동안 장교로 근무했던 대남 심리전 전문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적공국은 대남방송, 삐라 등 심리전을 담당한 부대다. 특히 한국의 최신 가요 중 한국군 장병들에게 인기 있는 노래를 골라내 개사한 뒤 적공국 악단에서 똑같이 제작해 대남방송으로 내보낸다. 연주가 출신인 그는 1990년대 초반 적공국 중위로 임관해 10년 만에 대좌급인 실장까지 올라갔던 입지전적 인물이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주성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