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점유율 14.6%… 25년 아성 깨, 매출 전년보다 53% 뛰어 65조원 SK하이닉스도 사상 첫 3위 올라 칩 결함 파문 인텔 “보안 업데이트”
인텔은 4일(현지 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해킹에 취약한 결함인 ‘멜트다운(Meltdown)’과 ‘스펙터(Spectre)’를 피할 수 있는 보안패치를 개발해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음 주말까지 최근 5년 내 생산된 제품 90% 이상에 대한 업데이트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인텔이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일제히 자사 제품들이 이번 칩 보안 결함의 영향권 아래 있다고 발표해 파문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과 MS는 결함을 막을 운영체제(OS) 보안 업데이트를 마련 중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텔은 1992년부터 지켜왔던 반도체 시장 왕좌를 삼성전자에 내줬다. 이날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 1위를 차지했다는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7년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52.6% 성장한 612억 달러(약 65조 원·점유율 14.6%)였다. 인텔은 같은 기간 6.7% 성장하는 데 그쳐 577억 달러(13.8%)로 2위로 밀려났다. SK하이닉스는 전년 대비 79% 증가한 283억 달러(점유율 6.3%)로 미국 퀄컴과 브로드컴을 누르고 처음으로 3위에 올랐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PC 시장에 주력했던 인텔과 달리 삼성전자가 모바일로의 시장 흐름 변화에 빠르게 대응했기 때문에 승기를 쥘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가트너는 삼성전자가 세계 반도체시장 1위 자리를 오래 유지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업체들의 설비 확충 여파로 삼성전자 주력인 메모리칩 가격이 올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브로드컴이 퀄컴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시장 구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