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 난방비 측정 프로그램 개발-무료 배포 배성호 국토부 담당관 수년간 밤새워 제작 온라인 보급… 日서 라이선스 구입 제안 들어와
에너지#의 개발자는 정보기술(IT) 기업이나 전문 프로그래머가 아니다. 현직 공무원인 배성호 국토교통부 미래전략담당관(과장급·사진)이다. 2년여 동안의 밤샘 작업을 거쳐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지금도 야근이 없는 날에는 오후 10시부터 컴퓨터 앞에 앉아 프로그램 업그레이드 작업을 합니다. ‘패시브하우스’(단열 등을 강화해 에너지 소모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주택)를 널리 알리겠다는 목표로 시작한 코딩이 이제는 취미생활이 되었네요.” 최근 서울에서 기자와 만난 배 과장은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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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과장은 “건축주나 대학생 등 일반인이 자기 집에서 사용하는 에너지가 얼마나 되는지 쉽게 계산해보고 에너지 절약 필요성을 느낄 수 있게끔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버전을 블로그(blog.naver.com/energysharp)에 무료로 배포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고 소개했다.
프로그램의 실용성이 알려지면서 해외에서 수출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 9월 일본패시브건축협회는 라이선스를 구입하고 싶다고 배 과장에게 제안했다. 번역 작업을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1∼6월) 판권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공직자로서 배 과장의 목표는 친환경 패시브하우스를 사람들의 일상 생활에 보급하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에너지가 가장 많이 낭비되는 장소 중 하나가 주택과 오피스 빌딩이다. ‘원자력 발전소 하나 줄이기’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는데, 건물의 단열기능을 높이고 외풍을 철저히 차단하면 원전 1기가 아니라 2, 3기도 줄일 수 있다”는 게 배 과장의 소신이다.
배 과장은 “지금까지의 건축은 건물의 외관을 아름답게 만드는 데만 집중해 왔지만 이제는 지속가능한 건축기술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며 “사람들에게 패시브하우스의 필요성을 알리고 에너지 절감형 주택을 정책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