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딸은 ‘김○○ 후(後) 아기’가 아니라 ‘정서윤’….”
딸 보낸 부모의 한 맺힌 절규
#. 아기는 열흘을 채 살지 못했습니다.
머물렀던 세상은 가로 30cm, 세로 60cm의 인큐베이터가 전부.
16일 숨진 후에는 더 좁은 곳으로 갔죠.
지름 20cm, 높이 20cm의 납골함.
하얀 납골함을 끌어안은 아버지 정모 씨(38)는 떨리는 목소리로 딸을 불렀습니다.
“서윤아….”
살아 있을 때 한 번도 불러주지 못한 딸의 이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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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31주 만에 나온 이란성 쌍둥이로 1분 먼저 나온 오빠(2.98kg)보다 몸무게(2.79kg)가 약간 작았죠.
“인큐베이터에 있는 두 아이가 집에 오길 기다리며 이름을 짓고 집 정리를 하느라 설레었어요.” 아버지 정모 씨
#.16일 오후 9시 갑자기 병원에서 ”딸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며 연락이 왔습니다.
부부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신생아 중환자실은 이미 아수라장.
사색이 된 부모에게 의사는 ”미숙아들이 원래 약하고 아프다. 이렇게 놀랄 사건이 종종 있다“고만 말했죠.
하지만 1시간 후 마주한 딸은 싸.늘.하.게.식.어.있.었.죠.
#. 18일 부검이 끝난 뒤 부부 앞으로 돌아온 하얀 상자.
상자에는 아무 이름이 없었죠.
정 씨 부부가 숨지기 전날인 15일에야 딸의 이름을 서윤이로 지었기 때문입니다.
#.19일 서윤이의 화장장.
전광판에는 등장한 이름은 김○○ 후 아기.
김○○은 엄마 이름, 쌍둥이 중 둘째라 후(後)가 붙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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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엄마는 서윤이의 마지막을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구청에 가야 했거든요.
딸의 출생 신고와 사망 신고를 동시에 하며 “아이가 태어난 날이 결국 떠난 날이 됐다”며 울었죠.
딸의 이름조차 한 번 부르지 못한 부모.
이 부모의 한을 누가 풀어줄까요?
어떻게 해야 이런 일을 막을 수 있을까요?
2017.12 .20 (수)
원본l 김동혁·김은지 기자
사진 출처l 동아일보DB·뉴시스·뉴스1·Pixabay
기획·제작l 하정민 기자·김채은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