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화선의 실제와 성불의 길’ 다소 긴 제목의 불교서적이다.
‘간화선’이 들어간 제목 탓에 평소 선수행은 어렵다고 생각해오던 기자에게 ‘이 책을 읽기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선입견을 줬다. 그러나 머리말을 읽으면서 왜 이 책이 이제야 나왔는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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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저자인 송학(松鶴)스님의 말에 공감했던 이유는 오래전부터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는 한국 불교의 ‘어두운 면’들이 깨치는데 최우선을 둔 참선중시 수행풍토, 상대적으로 부족한 교학교육, 스님들의 계율 무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불교입문서가 아니기에 불교를 모르는 일반 시민들을 위한 책은 아니다. 참선 수행을 오랫동안 해온 스님들이나 상당한 수준의 불교지식을 갖춘 불교신자에게 적합하다. ‘화두 타파는 깨달음의 한 과정일 뿐이지 성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저자의 인식은 놀랍다. 한국불교 대다수 구성원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참선수행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1장 화두 타파는 끝이 아니다 △2장 죽음의 과정과 수행의 과정은 둘이 아니다 △3장 성불의 조건, 3신의 성취로 구성 돼 있다. 저자는 교학의 중요성은 물론 간화선 수행의 단계별 과정을 간화선의 교과서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몽산법어’, 죽음의 과정을 자세히 기록한 ‘티베트의 사자의 서’ 등 다양한 불교 경전과 조사어록을 인용해 성불의 조건은 화두타파가 아니라 법신(法身), 보신(報身), 화신(化身)의 성취임을 밝히고 있다.
송학 지음, 264쪽, 1만5000원, 운주사
이종승전문기자 uris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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