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수도권 폭설에 피해 속출
차들도 엉금엉금… 수요일 또 큰 눈 18일 오전 함박눈이 내린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시민들이 눈길 경사로를 오르지 못하는 한 차량을 함께 밀어주고 있다. 이번 겨울 들어 첫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이날 서울에는 5.1cm의 눈이 쌓여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19일에는 충청, 전라, 강원 영서 일부 지역에 눈이 내리다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20일 저녁부터 다시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많은 눈이 내려 대설주의보가 발령될 수 있다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 “추위 이틀간 계속…빙판길 주의를”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오전 내내 이어지면서 서울 5.1cm, 경기 남양주 5.9cm, 성남 5.7cm, 과천 5.5cm의 눈이 쌓였다. 경기 양평은 10.5cm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오전 9시 서울을 비롯해 경기 과천 성남 구리 남양주 등에 대설주의보를 발령했다. 이 지역에 내린 대설주의보는 18일 오후 모두 해제됐지만 서울 등엔 밤늦게 다시 눈발이 날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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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전국 대부분 지역이 맑은 날씨를 되찾을 것으로 보이지만 20일 오후부터 21일 새벽 사이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은 다시 눈구름의 영향을 받는다. 기상청은 이 기간 서울과 중부지방에 다시 대설주의보가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온은 지난주만큼 강추위는 아니지만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7∼8도로 떨어지는 등 평년보다 약 4∼5도 낮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오후부터 추위가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 눈 쓸던 70대 참변…제설작업 근로자 숨져
서울과 경기 곳곳에서는 갑작스러운 폭설로 인한 인명 피해가 이어졌다. 18일 오전 10시 7분 서울 관악구 봉천동 한 아파트 앞 언덕에서 눈길에 미끄러진 차량이 주민 2명을 덮쳤다. 이 사고로 공모 씨(74·여)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공 씨의 딸(53)도 크게 다쳤다. 모녀는 이날 오전부터 함박눈이 내리자 집 앞에 쌓인 눈을 치우러 나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왕복 2차로 오르막길을 서행해 올라가던 차량이 갑자기 미끄러져 회전하면서 인도 쪽에 있던 모녀를 덮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언덕에 눈이 많이 쌓여 구급차가 현장으로 진입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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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경 경기 김포시 김포한강로 강화 방향 도로에서는 4중 추돌 사고가, 과천시 별양동 도로에서는 승용차 전복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서는 도로를 달리던 승용차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이 도로가 30여 분간 통제되면서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오전 9시 대설주의보가 발령되기 전인 오전 7, 8시경 별다른 대비와 마음의 준비 없이 출근과 등굣길에 나선 시민들은 눈발이 점차 강해지면서 낭패를 봤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눈 때문에 유치원 버스가 집 앞으로 오지 못해 딸을 데려다 주느라 오전 일정을 다 망치게 생겼다” 같은 글이 줄을 이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9시 서울 전체 차량의 평균 속도는 시속 19.4km로 거북이걸음을 했다.
항공편 결항과 지연도 이어졌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김포공항에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국내선 항공기 10여 대가 결항되고 120여 편이 지연됐다. 인천국제공항에서도 항공기 약 120대의 출발이 지연됐다.
권기범 kaki@donga.com·최지선·이미지 기자